[부산/경남]부산 ‘암 치료-연구 메카’의 꿈 영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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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원자력의학원 23일 준공… 7월 정식 개원
‘꿈의 암치료기’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개발협약도

부산이 ‘암 치료 및 연구 메카’가 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방사선의학 연구와 암 치료를 이끄는 연구병원인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이 완공된 데다 ‘꿈의 암 치료기’인 중입자가속기 개발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준공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준공식이 23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의학원에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비롯해 허남식 부산시장, 최현돌 기장군수, 이종인 한국원자력의학원장, 주민 등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이날 부산 출신 유명 배우인 최지우 씨는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는다. 이 의학원 건립에는 2004년부터 사업비 1775억 원이 투입됐다.

의학원은 시범 가동을 거쳐 7월 정식 개원한다. 7만3451m²(약 2만2200평) 터에 방사선 조사시설을 갖춘 연구센터와 304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꾸며져 있다. 선형가속기(IG-IMRT), 사이버나이프,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첨단 연구 및 진료 장비도 갖췄다. 연구센터에서는 방사선량이 적은 저선량 방사선 영향 연구, 의료방사선 방호기술 개발, 종양 줄기세포를 이용한 방사선 치료기술 개발 등을 담당한다.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을 융합한 혁신기술 연구, 중입자가속기 및 임상 적용기술 개발 등 미래 신(新)성장 방사선의료 기술 연구도 맡는다.

병원 부문에서는 암 질환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위암, 간암 등 7대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을 찾아내는 종합건강검진센터와 지역민을 대상으로 질병 예방 및 보건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박찬일 원장은 “지금까지 확정된 의료진의 90% 이상을 서울에서 영입했다”며 “지역 병의원들과 협력해 진료 및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중입자가속기 개발

부산시는 19일 시청에서 한국원자력의학원과 기장군에 들어설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개발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 협약서에는 중입자가속기 개발에 따른 사업비는 중앙정부(교과부), 자치단체(부산시, 기장군), 한국원자력의학원 등이 분담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조립동 및 치료센터 등 시설물 소유권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갖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입자가속기란 탄소 등 무거운 원소의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그 에너지 빔을 암세포에 내리쬐는 초정밀 의료기기. 암세포 밑에 숨어 있는 저산소 세포까지 파괴한다. 암세포 파괴 능력이 기존 X선이나 양성자 빔의 평균 3배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상 세포는 거의 손상을 받지 않아 치료 후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일본과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총 18기가 운영되고 있거나 운영을 추진 중이다.

중입자가속기 설치 장소는 기장군 장안읍 좌동리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인근. 2015년까지 1950억 원이 투입돼 8만8360m²(약 2만6700평) 터에 총면적 1만2800m²(약 3800평) 규모의 중입자치료센터, 중입자가속기 연구 및 조립 시설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이번 협약 체결에 이어 시와 교과부, 한국원자력의학원 관계자 등 10명 이내의 운영위원회 및 사업추진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중입자가속기 개발은 지역을 암 분야 선도 도시로 만들고, 한국을 의료 선진국으로 진입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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