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공부의 ‘금과옥조’, 우리 선조들은 이미 다 알고 계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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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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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는 효율적인 공부법, 성적 향상 비법 등을 다룬 책이 많다. 대학이나 어려운 시험에 합격한 공부 고수의 수기도 셀 수 없을 정도다. 우리 선조 중에도 이처럼 열심히 공부했던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학문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유학자 중에는 요즘 말로 ‘공부의 달인’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사람이 많았다.
평생 책만 읽었던 조선 후기 실학자 청장관 이덕무는 ‘책만 읽는 바보’라는 뜻의 ‘간서치(看書癡)’라는 별명을 얻었다.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학문에 정진했을까. 선조들의 공부법에 대해 알아보자.》

○ 공부에는 끝이 있다? 없다!


선조들과 요즘 학생들의 차이는 공부를 대하는 관점에서 비롯된다. 요즘 학생들이 배움을 고입, 대입, 취직을 위한 공부에 한정하는 데 비해 선조들은 공부를 ‘평생에 걸쳐 추구해야 할 일’로 여겼다. 특정한 시험에 한정해 공부하지 않았던 것이다. 조선시대의 대표적 지성으로 불리는 퇴계 이황은 제자인 정자중에게 보낸 편지글에서 ‘공부란 한번 껑충 뛰어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거쳐 해야 하는 막중한 사업’이라고 했다.

○ 공부 자세를 바로하라

요즘 학생들이 선조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본다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과연 저 자세로 공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선조들은 올곧은 자세로 책을 읽었다. 많은 선조가 공부 자세에 대해 언급했다. 그중에서도 조선 후기 문신이며 북학파의 선구자로 꼽히는 담헌 홍대용은 “글을 읽을 때는 반드시 옷깃은 단정하게, 얼굴은 엄숙하게, 마음은 전일하게, 기운은 화평하게 할 것이며 잡념을 갖지 말고 선입견을 품지 말아야 한다. 몸을 자주 흔들면 뜻이 급하게 되고 눈동자를 요리조리 굴리면 마음이 뜨게 된다. 몸을 곧추세우고 눈동자를 안정시키면 마음도 반드시 공경스럽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 마음을 주일(主一)하라

조선 중기 학자인 남명 조식은 배움을 정의하면서 ‘주일(主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일이란 마음을 경건하게 하고 한곳에 집중하는 것이다. 율곡 이이도 ‘정심(定心)’이란 글에서 ‘어지러운 생각이 일어날 때는 억지로 끊어버리려고 하지 말고 정신을 추슬러 집착하지 않고 그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게 한곳에 마음을 두고 공부하면 마음이 고요하게 안정되는 때가 있다고 봤다. 이는 현재도 유효한 잡념퇴치법이자 집중법이다. 공부에 방해가 될 생각을 담아두지 않아야 공부하기 최적의 상태가 된다는 뜻이다.

○ 순서대로 공부하라

오늘날 초중고교별로 꼭 이수해야 할 교육과정이 있듯 예전에도 공부에 순서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선조들은 ‘동몽수지’ ‘유학자설’을 배운 뒤 ‘소학’을 읽었다. 이후 ‘효경’ ‘대학’ ‘논어’ ‘맹자’ ‘중용’ ‘시전’ ‘서전’ ‘춘추’ ‘주역’ ‘예기’ 등의 순으로 읽었다. 퇴계는 제자인 황중거에게 “공부는 순서에 따라 해야 하고 말은 때에 맞아야 귀한 것이 된다”고 했다.

○ 넓고 깊게 공부하라

선조들은 ‘수박 겉핥기’ 식으로 공부하지 않았다. 다산 정약용은 “무릇 책을 읽을 때에는 한 글자를 볼 때마다 그 의미를 분명하게 알지 못하는 곳이 있으면 널리 고찰하고 자세히 연구해서 그 근본을 터득하고 따라서 그 글의 전체를 완전히 알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퇴계도 “책은 정독해서 읽어야 한다. 한두 번 읽고 뜻을 대충 알았다고 해서 책을 그냥 덮어버리면 자기 몸에 충분히 배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마음속에 간직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어설픈 선행학습으로 학교 수업에서 배운 내용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넘어가는 학생들이 귀담아 들어야할 부분이다.

○ 반복 또 반복!

이덕무는 한 가지 책을 수천, 수만 번 읽었던 사람으로 전해진다. 과거엔 읽을 수 있는 책이 한정된 탓도 있었지만 선조들은 내용을 모조리 외울 정도로 한 책을 반복해 읽었다. 특정 책을 반복해 정독하면 내용을 암기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다산도 “‘주역’을 밤낮으로 읽은 결과 그 이치를 환히 깨달았다”고 했다. 율곡도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한 가지 책을 숙독해 그 뜻을 다 알아서 완전히 통달하고 의문이 없게 된 다음에야 다른 책을 읽어야 한다”면서 부산하게 이것저것 읽는 태도를 경계했다.

○ 의심하라!


담헌은 “큰 의심이 없는 자는 큰 깨달음이 없다”고 말했다. 읽는 글에 의심을 가져야 글에 담긴 오묘한 이치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의문이 없다면 다른 생각에 사로잡혀 글에 뜻을 집중하지 못하는 것으로 여겼다. 선조들은 의문이 생긴 것은 글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을 하면서, 다닐 때나 걸을 때 누울 때도 수시로 고민할 수 있다고 보았다. 조선후기에는 ‘사서오경’ 같은 유교 경전에 대해서도 의심을 갖고 고민한 유학자가 나올 정도로 비판적 독서가 활발했다.

▶자세한 설명은 ezstudy.co.kr

박재원 비상교육 공부연구소 소장
▼눈이 번쩍, 귀가 번쩍… 선조들의 ‘공부명언’▼

《선조들의 공부와 관련된 조언 중에 오늘날 학생들이 새겨들으면 좋은 것이 많다. 선조들의 공부명언 네 가지를 소개한다.》

“학문하는 것은 거울을 닦는 데 비유할 수 있다. 거울은 본래 밝은 것이지만 먼지와 때가 겹겹이 끼니 약을 묻혀 갈고 닦아야 한다. 계속해서 두 번 닦고 세 번 닦는다면 힘이 점점 적게 들고 거울의 밝음도 벗겨낸 때의 분량만큼 점점 드러날 것이다.”
-퇴계 이황

“학문하는 방법은 다른 게 없다. 모르는 게 있으면 길 가는 사람을 붙들고라도 물어야 한다. 하인이라 할지라도 나보다 한 글자를 더 안다면 그에게 배워야 한다. 자기가 남보다 못한 것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자기보다 나은 사람에게 묻지 않는다면 평생 고루하고 무식한 데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연암 박지원

“글을 읽을 때는 심지를 집중해 입으로 외우고 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자자구구를 반복 연구하며 음절을 억양을 가지고 내고 심지를 너그럽고 겸허하게 갖기를 힘쓰도록 해야 한다. 이 같은 방법으로 오래 계속하면 이해의 깊이가 흡족하고 총명이 날로 열릴 것이다.”
-청장관 이덕무

“나는 몇 년 전부터 독서에 대해 좀 알게 되었다. 책을 그냥 읽기만 한다면 하루에 천백번을 읽더라도 읽지 않은 것과 매한가지다. 무릇 책을 읽을 때에는 한글자라도 그 뜻을 분명히 알지 못하는 곳이 있으면 모름지기 널리 고찰하고 자세하게 연구해 그 글자의 어원을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 그 글자가 사용된 문장을 이 책, 저 책에서 뽑는 작업을 날마다 해 나가야 한다. 이와 같이 한다면 한 종류의 책을 읽을 때에 아울러 백 가지의 책을 두루 보게 되며 읽고 있는 책의 의미를 환하게 꿰뚫을 수 있다.”
-다산 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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