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난 배 속에서라도… 살아만 있어다오, 꼭”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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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실종 46명 사흘째 구조작업 성과 없어
軍, 함수 위치확인 부표 설치… 함미는 못찾아
1만 4000t급 독도함 급파… 美군함도 수색참여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침몰한 천안함의 실종자 탐색 구조 활동이 28일로 사흘째를 맞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실종자들의 생사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艦尾)도 찾지 못했다. 해군은 이날 천안함의 구명복 안전모 부력방탄복 등 일부 유실물을 수거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실종자 구조작업은 물론이고 침몰 원인 규명과 선체 인양 작업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의 폭발 원인과 관련해 군과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며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정부는 기뢰에 의한 폭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우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모두 6차례 수중 탐색구조 활동을 벌였으나 가라앉은 함수를 찾아 부표를 설치한 것 외에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며 “밀물과 썰물이 교차해 조류가 잠시 멈추는 ‘정조’ 시간에 작업을 하지만 그나마 유속이 빠르고 해저 시계(視界)가 좋지 않아 각각 3, 4분밖에 작업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군은 우선 천안함의 함미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 실장은 “함수(艦首)는 정확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지만 함미는 최초 침몰 지점에 가라앉아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함수는 조류 등에 의해 최초 폭발 지점으로부터 동남쪽으로 7.2km가량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함수 부분에서 근무하거나 취침하던 인원은 충분히 구조할 시간이 있었으나 함미는 폭발 직후 침몰했기 때문에 거기 있던 인원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함미에 있던 인원은 대부분이 실종됐다”고 설명했다.

군은 이날 침몰 현장에 음파탐지기를 장착한 730t급 기뢰탐지선 2척(양양함 옹진함)과 구조 활동의 해상기지 역할을 할 3000t급 구조함 광양함,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1만4000t급 독도함을 급파했다. 독도함은 모함(母艦)으로서 탐색 구조 작업을 총괄 지휘하게 된다. 2007년 7월 취역한 독도함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취역 이후 처음이다.

군은 또 참여를 희망하는 민간인 다이버들을 탐색 구조작업에 참여시킬 방침이다. 미국 해군도 탐색작업에 참여했다. 미 순양함과 구축함 등 모두 3척이 28일부터 현장에서 탐색 구조작업을 돕고 있으며 잠수구조팀 16명이 탑승한 미 해군 구조함 살보함은 29일 현장 해역에 도착한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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