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거세고 1m 앞도 잘 안보여 수색 난항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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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뢰탐지함 투입, 음향으로 함미 찾기 주력
17일 걸린 참수리의 9배 규모
인양에 한달 이상 걸릴수도

28일 오후 백령도 서남쪽과 동남쪽 해상에서는 해군 해난구조대(SSU·Ship Salvage Unit) 대원들이 두세 명씩 조를 짜 쉴 새 없이 물속을 들락거렸다. 26일 밤 원인 모를 폭발과 함께 두 동강 나 침몰한 천안함의 선체를 찾기 위해서였다. 28일 오전과 오후 모두 여섯 차례 잠수를 했던 대원들은 실종자들이 갇혀있을 가능성이 높은 함미(艦尾)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 다만 조류 등으로 인해 침몰 지점에서 동남쪽 7.2km 지점까지 떠내려간 뒤 가라앉은 함수(艦首)를 찾아 부표를 설치했다. 구조작업이 진척되지 않은 것은 수중 물살이 거세고 해역 바닥이 밟으면 흙탕물을 일으키는 펄과 모래층이어서 거의 앞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색작업을 했던 한 대원은 이날 사고현장을 찾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조류가 거세 시야가 새까맣게 보일 정도여서 조류에 떠밀리면서 고강도 수중랜턴과 탐침추를 이용해 탐색하고 있다”며 “수중랜턴으로도 0.5∼1m 앞만 보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군은 함미가 최초 폭발한 지점인 백령도 서남쪽 1.8km 지점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침몰현장 인근에 파견된 제주함 전남함 충주함 등 초계함 3척도 천안함의 부유물인 구명복 상의 23점, 안전모 15점, 부력방탄복 1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이날 오후 사고현장에는 730t급 기뢰탐지함인 양양함, 옹진함과 해상기지 역할을 할 3000t급 구조함 광양함이 도착했다. 기뢰탐지함은 수중음향탐지기로 수심 30여 m 바닥을 탐지할 예정이다.

29일 기뢰탐지함이 본격 가동되면 SSU 대원들은 기뢰탐지함이 추적한 지역을 집중 탐색해 가라앉은 함미를 찾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대원들은 함미 일부를 찾게 되면 우선 부표를 설치하고, 선체에 갇혀 있을지 모를 실종자들을 찾아 생존자 구출 및 시신 운반을 하게 된다.

이 작업이 모두 끝나면 대원들은 선체를 수면으로 띄우는 작업에 들어간다. 주황색의 ‘리프트 백(Lift Bag)’ 여러 개를 선체 아래에 설치한 뒤 프레온가스를 리프트 백에 주입해 배를 띄운다. 배가 수면으로 올라오면 인양이 시작된다. 대원들이 대기하고 있던 민간 선박의 특수 크레인 체인과 로프를 배에 묶으면 크레인이 천안함을 천천히 끌어올려 다른 배에 옮겨 싣게 된다.

특히 인양 과정에서도 1200t의 거대한 배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침몰한 참수리호를 인양하는 데는 17일이 걸렸다. 참수리호는 130t에 불과하다.

해군 관계자는 “함정의 크기와 해저환경 등을 감안할 때 인양에는 한 달 이상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백령도=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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