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과학실험 동영상 찍고∼ 블로그에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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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만 쓸때보다 흥미 쑥쑥… 입학사정관전형 자료로도 딱!

“이렇게 촛불 가까이에 깔때기를 가져가면… 짜잔! 촛불이 깔때기 쪽으로 휘어요.”(아들)

“우와, 정말 신기하네. 왜 촛불이 휘는 거야?”(엄마)

“깔때기 안쪽에서 바람이 나오면 공기가 없어지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데 있는 공기가 깔때기 안쪽으로 가면서 촛불이 따라 움직이는 거예요.”(아들)

“우리 아들 정말 대단하네. 이렇게 공기가 모자란 곳을 ‘저기압’이라고 하고, 공기가 더 많은 곳을 ‘고기압’이라고 하는 거야.”(엄마)

초등학교 3학년 차승현 군(9·서울 강북구)은 어머니에게 열심히 자신이 하고 있는 실험에 대해 설명한다. 방문학습지 교사에게 배운 내용을 어머니와 함께 복습하는 것. 차 군의 어머니 유정화 씨(36)는 이런 아들의 모습을 디지털카메라로 찍기도 하고 캠코더를 이용해 동영상으로도 저장한다. 실험이 끝나면 △실험 원리 △목표 △실험과 연관된 교과단원 △실험과정 사진 △실험과정 동영상 등을 가족이 함께 관리하는 인터넷 블로그에 기록한다.

차 군은 “실험하면서 공부를 한 내용은 바람이 불면 ‘공기가 이동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등 주변을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된다”며 “‘월식’ ‘일식’ 같은 어려운 단어도 직접 달과 그림자를 만들면서 배우면 쉽게 이해되고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올해 초등학교 3, 4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신학기부터 개정교과서로 공부한다. 개정된 교과서의 큰 특징은 통합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내용이 대폭 확대됐다는 점. 특히 과학의 경우 교과서에서 탐구활동과 실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직접 실험 주제를 선정하고 △주도적으로 실험을 수행하고 △수집된 자료를 글이나 사진으로 정리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인터넷에서 블로그 혹은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다. 아이가 실험하는 모습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기록한 후, 이를 보며 실험에 대해 다시 한 번 얘기하면서 글을 남기는 것.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연스럽게 능동적으로 자신의 ‘실험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게 된다.

사진, 동영상, 글 등 다양한 형태로 자료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은 블로그, 카페 운영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실험 포트폴리오에 시각적, 청각적 효과를 줘 자칫 아이가 지루하게 느낄 수 있는 보고서 작성과정에 흥미를 유발한다. 또 학생들이 노트나 책보다 인터넷이란 매체에 친숙하다는 것도 이점이다. 차 군의 어머니 유 씨는 “블로그에 올릴 영상을 찍으면서 ‘촬영’을 한다는 생각에 아이가 실험을 더 재미있게 느낀다”며 “방문학습 때 강사와 함께 한 번, 배운 내용을 스스로 실험하면서 한 번, 함께 블로그에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한 번, 총 3번 같은 내용을 반복 학습하게 돼 굳이 암기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아이가 실험에 나오는 개념이나 원리를 익히게 된다”고 말했다.

블로그에 쌓이는 자료는 이후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실제 서류로 제출하기는 어렵다고 해도 자신의 활동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동영상을 촬영하면 자연스럽게 실험과정과 결과를 말로 표현하는 연습도 할 수 있다. 따라서 개정된 교과서에서 모든 단원에 서술형 문제가 등장하는 등 최근 초중고교를 가리지 않고 강조되고 있는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대비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임성호 하늘교육 기획이사는 “교과서가 개정되면서 실험 계획 수립, 탐구 수행, 결과 발표까지 학생이 주도하여 참여적으로 수행하는 활동이 매우 중요해 졌다”며 “실험을 수행한 후 결과를 블로그, 카페 등에 정리하는 활동은 중학교 과학 개정 교과서에 새롭게 등장한 ‘자유 탐구 학습’과 자연스럽게 연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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