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 우리 곁의 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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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5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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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의 난민들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2월 15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정치 혹은 종교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외국으로 탈출하는 사람들을 난민이라고 하죠. 한국정부는 지난 1994년 국제난민협약에 가입했습니다.

(구가인 앵커) 난민 신청자는 매년 증가해 2000명을 넘어섰지만,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국내 난민 인정 절차의 문제점을 제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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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네팔 국적의 헴 나라얀 씨.
왕실 경호대에 몸담았던 그는 2005년 쿠데타 후, 조국을 떠나 한국에 난민신청을 했습니다.
출입국 관리소 1차 심사를 기다린 시간만 3년.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얼마 전 2차 이의신청도 거부당해 한국을 떠나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헴 나라얀 / 네팔 국적
"(한국 법무부에서) 네팔은 매우 평화로운 나라니까 돌아가라고 한다. 하지만 그건 진짜 평화가 아니다. 여전히 많은 인권침해가 존재한다. 왕이 없는 상황에서 내가 네팔에 돌아가면 그들이 나를 죽일 것이다."

토 고에서 온 Y씨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정치적 박해로 아버지와 형을 잃었던 그는 3년 전 가족과 함께 한국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현재 행정재판을 준비 중입니다. 지난 3년 동안 기본적인 의료 혜택을 받을 수도, 직업을 구할 수도 없었습니다.

(인터뷰) Y / 토고 국적
"(한국은) 모든 게 비싸서 병원 가기가 어렵다. 병원에 가면 최소한 5만 원 이상을 써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은 쉽지 않다."

(CG1) 국내 난민신청자는 매년 증가해 현재 2400명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까지 난민 자격을 얻은 사람은 총 145명. 전체 신청자의 5% 정도만 난민으로 인정받는 실정입니다.

(CG2) 선진국들은 한해에만 많게는 수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입니다. 현재 독일에는 58만 명이 넘는 난민이 있고, 미국에는 28만, 일본에도 2000명 이상의 난민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인 사무국장 / 난민인권센터
"OECD 선진국 경우 1000명 당 2명 꼴로 집계되고 있지만, 한국은 100만 명 당 2명 꼴로... 기존의 불법체류자나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부정적 시각에서 접근하다보니까 난민에 대해서도 안 좋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난민 지위 인정 절차도 문젭니다. 영어 외에 다른 언어에 대한 전문적인 통역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2차 이의신청 단계에서 서류 검토만 이뤄질 뿐 별도의 인터뷰가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난민인정 절차를 전문적인 시스템으로 개선하는 한편 난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황필규 변호사 / 법무법인 공감
"인식의 문제가 심각한 거 같습니다. 신청서를 내러 갈 때 직원분이 대뜸 당신이 생각해봐 당신이 난민인가. 굉장히 자기보다 열등한, 제도를 악용하는 귀찮고 꼴불견인 존재로 심사하는 주체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죠."

한국의 인구 대비 난민 수는 OECD 회원국 중 꼴찌. 선진국은 경제만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아일보 구가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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