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팔만대장경의 은인’을 기리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3일 03시 00분


14일 해인사서 ‘폭격 거부’ 故김영환 장군 추모재

6·25전쟁 당시 경남 합천 해인사 폭격을 거부하며 팔만대장경을 지켜낸 김영환 장군(1921∼1954)을 기리는 추모재(齋)가 열린다. 대한불교 조계종 해인사(주지 선각 스님)는 14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경내 김영환 장군 추모비와 대적광전 앞 탑마당에서 ‘고 김영환 장군 호국추모재’를 열기로 했다.

추모재에는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과 신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 등 종단 관계자, 해인사 스님과 신도, 공군 6·25전쟁 참전 유공자회 회원 120명 등 2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추모재는 삼귀의, 반야심경 낭독, 종정스님 헌화, 추도사, 치사, 감사패 전달식, 열반의식 등 순서로 진행된다. 해인사는 이 자리에서 김 장군 유족들에게 문화재청이 주는 ‘문화재 지킴이 감사패’를 전달한다. 해인사는 또 김 장군에게 문화훈장을 수여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해 둔 상태다.

6·25전쟁 중이던 1951년 7월 18일부터 9월 18일까지 공군 제1전투비행단 제10전투비행전대장을 지낸 김 장군(당시 대령)은 1951년 8월 지리산 공비토벌작전을 수행하면서 “무장공비가 많이 있는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하고 폭격하지 않았다. 김 장군은 당시 “팔만대장경은 귀한 우리 문화유산이다. 해인사를 폭격하면 소실된다”며 동료 조종사의 폭격을 중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군은 형수인 이희재 여사(김정렬 초대 공군참모총장 부인)가 만들어준 자주색 비단 천을 목에 걸고 조종간을 잡았으며, 모든 조종사들이 그를 따라 해 공군 상징인 ‘빨간 마후라’가 탄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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