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연예인 지망생 100명 중 스타 3명 겨우 나올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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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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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 저도 아니니 연예인이나 한번?… 재능-끼 있어보이니까?…
소질 객관적 평가 거친 뒤에 도전… 공부는 반드시 병행해야



“우리 아이는 노래를 정말 잘해요. 가수로 클 수 있지 않을까요?”

자녀의 ‘끼’를 지나치게 믿는 부모가 흔히 빠지는 착각이다. 아이가 노래를 좀 한다고, 또래보다 춤을 잘 춘다고, 외모가 출중하다고 ‘스타’가 될 거라 믿는 것은 오산이다. 재능만 믿고 ‘다걸기(올인)’ 했다가는 이도 저도 안 되고 자녀의 소중한 학창시절만 통째로 날릴 수 있다. 연예인을 꿈꾸는 청소년, 자녀를 스타로 키우고픈 부모라면 일단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자녀가 스타를 꿈꾸는가? 수많은 오디션을 통해 연습생을 직접 선발한 국내 연예기획사와 연예예술 특성화고의 관계자들은 다음 사항을 꼭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Q. 우리 아이는 공부에 별 관심이 없어요. 가수 쪽으로 밀어줘도 괜찮을까요?

A. 가장 정직한 결과를 얻는 것이 공부다.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공부를 시키면서 아이의 남다른 재능을 키워주고 싶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니니까 연예인 한번 시켜볼까’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부모에게 떠밀려 섣불리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간 공부도, 재능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할 공산이 크다. 정말 재능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눈에 띌 기회가 있다. 꿈이 명확한 경우가 아니라면 충실하게 학교공부를 마치도록 지도하면서 자녀의 재능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평가해보자. ‘공부’ 아니면 ‘실기(노래, 춤, 연기, 개그)’처럼 극단적 선택은 바람직하지 않다. 음악이든 연기든 기본적인 교과과정은 잘 마무리할수록 좋다. 최근에는 외모와 재능에 지성까지 겸비한 스타가 대세다. 서울대 출신의 여배우 김태희에게서 보듯 공부를 잘하는 것은 어느 사회에서나 장점이 될 수 있다.

Q. 부모인 제가 보기에 우리 아이는 재능이 참 많아요. 그런데 객관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A. 가족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끼’와 대중 앞에서의 ‘끼’는 완전히 다르다. 집에서는 온갖 ‘쇼’를 펼치는 아이라고 해도 발표회나 장기자랑 때는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본인이 가진 끼를 얼마나 대중 앞에서 잘 발산하느냐는 중요하다.

한 여성그룹의 멤버는 평소 말이 없고 숫기도 없는 내성적인 성격이다. 하지만 오디션 현장에서 무대에 서자 눈빛과 표정이 확연히 달라졌고, 폭발적인 카리스마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혼자 거울을 보고 할 때의 연기가 반 친구들 앞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는지, 즉 무대에서 재능을 120% 보여줄 수 있는지를 확인하자.

스타가 될 가능성은 연예인 양성을 목표로 하는 전문학원이나 연예기획사가 여는 공개오디션을 통해 점쳐볼 수 있다. 오디션은 분야별 전문가인 심사위원 앞에서 춤이나 연기를 선보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장에서 수많은 스타를 배출하고 보아온 전문가의 눈은 비교적 정확하고 객관적인 편이다.

Q. 연예기획사, 전문학원에 아이를 믿고 보내도 될까요?

A.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스타를 배출한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는 믿을 만한 경우가 많다. 이는 언론 보도나 배출한 스타의 이름을 통해 검증할 수 있다. 작은 연예기획사도 많다. 일단 홈페이지 정보를 통해 △어떤 스타가 배출됐는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만한 곳인지 △홍보 마케팅을 제대로 할 만한 곳인지 꼼꼼히 확인하고 판단하자.

가수를 키우거나 음반을 제작하는 기획사는 한국연예제작자협회(www.kepa.net)에, 연기자를 양성하는 기획사는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www.cema.or.kr)에 회원사로 등록되어 있으므로 홈페이지나 전화로 해당 기획사가 소속돼 있는지 확인한다. 자녀나 부모에게 ‘제작비’ ‘트레이닝비’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기획사는 일단 의심한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 내가네트워크 안정훈 이사는 “기획사가 보기에 스타성이 있다고 판단이 된다면 스타로 성장시키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 기획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Q. 문근영, 유승호 등 어려서부터 소질을 발견해 성장한 스타가 많아요. 우리 아이도 어려서부터 준비하는 게 좋을까요?

A. 어릴 때부터 소질이 엿보인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미술, 스포츠, 음악 등 다른 예체능에 소질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어려서 시작한다고 금방 좋은 기회가 오는 것은 아니다. 어릴 때 시작할수록 적성과 맞는지 판단할 시점도 빨라진다. 포기도 빠를수록 좋다.

부모가 억지로 시킨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아이가 좋아서 하는지, 지속적으로 흥미를 보이는지 체크하자. 전문학원이나 사설기관을 유일한 스타 양성의 통로로 여기지 말자. 예술고등학교나 예술대학, 일반 대학에서도 다수의 스타를 배출한다. 최근엔 꼭 학원이 아니더라도 연예예술 고등학교나 문화콘텐츠 특성화고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Q. 스타가 되는 것이 정말 어려운가요?

A. 단적인 예로 최근 스타덤에 오른 한 여자 가수는 연예기획사의 연습생이 될 때까지 2년, 그 뒤 소속사 두 군데를 거치며 6년 등 총 8년을 연습생으로 생활했다. 그럼 8년을 투자하면 누구나 스타가 될까? 아니다. 평범한 학생 1000명 중 스타 지망생이 100명이라면 이 중 3명 정도가 스타가 될까 말까 한 것이 현실이다.

부모는 스타를 꿈꾸는 자녀가 학업과 실기연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조절하고, 학교나 지역문화센터, 전문학원 등에서 무용, 연기, 춤, 노래 등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자녀의 관심이 취미나 흥미에 그치는지, 직업으로 성장시키고 싶은 열정과 욕심이 있는지를 관찰한다.

도움말 안정훈 내가네트워크 이사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실용 음악학과장
김지연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전략기획 실장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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