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남해안시대]‘꿈은★이루어진다’ 도민 사랑으로 쑥쑥 성장… 올해 목표 6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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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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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 4시즌 만에 50승 달성
‘축구로 하나되는 경남’ 위해 비지땀

《①구단주는 고위 공무원이다. ②언론인 출신 대표이사는 축구 명문 진주고를 졸업했지만 축구는 잘 못한다. ③감독은 대표이사 고교 선배여서 호흡이 척척 맞는다. ④플레잉 코치이자 ‘거미손’ 골키퍼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⑤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린다. ⑥국내 어느 구단보다 지역 밀착화 사업을 많이 한다. ⑦20개 시군을 돌아다니며 경기를 하는 게 꿈. 그러나 운동장이 모자란다.》
구단주는 김태호 경남지사, 대표이사는 김영만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 감독은 조광래 전 국가대표, 골키퍼 역시 국가대표로 명성을 날린 김병지…. 경남도민프로축구단(경남FC)의 특징들이다. 2006년 1월 17일 경남도민의 염원을 모아 창단한 도민주(株) 구단인 경남FC는 그냥 축구팀이 아니다. 320만 도민을 하나로 묶는 구심체로 축구 꿈나무를 길러내는 인재 양성소다.

○ 6강이 보인다

프로축구 K리그 정규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팀당 남은 경기는 2, 3게임 정도. 11월 21일 시작되는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강 진출이 초미의 관심사다. 경남FC가 초반 부진을 털어내고 막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 6승 1패를 기록했다. 11일 거창스포츠 개장 경기에서 대구FC를 3 대 0으로 기분 좋게 눌렀다. 4시즌 만의 50승 달성.

이는 모두 조 감독의 장기 마스터플랜 효과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라운드의 여우’, ‘컴퓨터 링커’로 불린 조 감독은 2007년 12월 경남FC를 맡았다. 이후 고참 선수를 내보내고 신인을 대거 영입했다. 아기자기한 패스를 통해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도록 끊임없이 주문했다. 공격수들도 미드필드로 내려와 수비를 한 뒤 다시 공격에 나서는 협력시스템도 길렀다. 자연히 미드필드에서 상대보다 우위에 섰다. 주 공격수 김동찬과 외국인 공격수 인디오, K리그에서 크게 빛을 보지 못했던 이용래, 송호영, 이훈 등의 활약도 눈부시다. 백전노장 김병지는 수문장으로서뿐 아니라 맏형으로서 팀을 이끈다. 조 감독은 “올해 6강 진출을 달성한다면 내년 목표는, 당연히 우승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 꿈나무 키운다


경남FC는 유소년클럽을 통해 축구 꿈나무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16일 창단한 15세 이하 고성유소년클럽(U-15)은 동고성유소년FC의 중등부 선수로 구성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보호시설 학생. 경남FC는 고성유소년클럽에 기술지도와 장비 지원을 한다. 창단 행사에는 김 대표와 조 감독, 김병지 등이 참석해 축구 클리닉도 열었다.

이에 앞서 경남FC는 지난해 진주고 축구부를 18세 이하(U-18) 유소년클럽으로 편입시켰다. 중등부 클럽인 U-15도 여러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서부, 중부, 진해중클럽이 있고 창원의 U-12 등 모두 6개 클럽을 만들었다. 경남FC 김영만 대표는 “여건이 되는 시군을 대상으로 계속 유소년 클럽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체계적인 교육으로 우수 선수를 육성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경남FC가 명문 구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역 통합 이룬다


‘지더라도 사랑받는 도민구단.’ 경남FC 박문출 홍보마케팅팀장은 “우리 구단은 ‘축구로 하나 되는 경남’을 지향한다”며 “도민의 사랑을 받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생활하고 훈련하며 시즌을 보내는 클럽하우스는 함안군에 있다. 40여 명의 선수단을 만나기 위해 찾아오는 방문객이 적지 않다.

홈경기의 순회 개최도 중요한 부분. 2006년엔 창원과 마산에서만 홈경기를 열었으나 2007년엔 김병지 선수 고향인 밀양, 그리고 양산으로 확대했다. 2008년 합천과 함안을 포함시켰고 올해는 남해와 거창이 추가됐다. 20개 시군 가운데 8개 시군에서 홈경기가 열리는 셈. 다만 합천과 남해는 일부 K리그 기준에 맞지 않아 FA컵 대회를 열고 있다. 경남FC 정우식 사무국장은 “최근 거창에서 열린 경기에는 1만5000명이 운동장을 찾았다”며 “지역에서 홈경기가 열리는 날은 연중 주민이 가장 많이 모이는 ‘화합의 날’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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