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3년치 기출문제 풀이 → 약점 데이터 만들자

  • 입력 2009년 10월 13일 0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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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자체에만 집착하면 실패는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독’이 된다.

하지만 실패의 원인을 분석한 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실천하면 실패는 몸에 좋은 ‘약’으로 탈바꿈한다. 실패를 한 뒤 무엇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기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처럼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실패를 관리해야 실패가 또 다른 실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실패 경영’이다.

그렇다면 실패를 성공적으로 관리·경영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학생들이 처한 실패의 유형별로 실패를 넘어서는 구체적인 전략을 살펴보자.》

‘취약과목 때문에 자꾸만…’
실패의 악순환을 끊어라… 유형별 극복 전략

■ 유형 1
환경 부적응으로 인한 실패 → 공부법을 혁신하라!

“중학교 때처럼 열심히 했는데 성적은 더 떨어졌어요.”

고등학교 1학년이 돼 갑자기 성적이 떨어졌는가? 중학교 1학년이 돼 성적이 급락했는가? 그렇다면 공부법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원인은 두 가지. △어려워진 교과내용, 방대한 학습량, 확 달라진 시험문제 유형 등 변화된 학습요소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옛 공부법을 유지함으로써 ‘변화 관리’에 실패했거나 △모의고사를 위한 ‘수능형 공부’와 중간·기말고사 대비를 위한 ‘내신형 공부’가 불균형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2학기 중간고사 결과가 1학기 성적보다 더 좋지 않다면 아직까지도 변화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상태라고 진단할 수 있다.

어떻게 극복할까. 먼저 A4용지에 영어·수학 수준별 이동수업, 오전·야간자율학습, 중간·기말고사 전후로 실시되는 모의고사처럼 학습 환경에 새롭게 등장한 요소들을 상세히 적어 놓는다. 이런 요소들을 직시하지 못하는 사이 나도 모르게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시간을 낭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엔 ‘집중력이 떨어지는 오전 자율학습시간엔 영어단어를 30개씩 외운다’처럼 각 요소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한다. 매일 저녁엔 하루 동안 △얼마나 집중해서 공부했는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지 △실천을 통해 발전된 점은 무엇인지 꼼꼼히 기록하는 습관을 들인다.

학습계획을 세울 땐 수능형 공부와 내신형 공부의 비율을 적절히 배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고등학교를 예로 들자. ‘3월-교육청 주관 모의고사’ ‘4월-사설 모의고사’ ‘5월-중간고사’ ‘6월-평가원 모의고사’식으로 성격이 다른 시험이 잇따라 실시된다. 평소엔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의 유형별 문제집으로 공부하되, 시험 3주 전엔 교과서 중심으로 내신에 주력하는 식으로 시간을 조율한다.

학습 매니지먼트 전문회사인 TMD교육그룹 이정아 수석컨설턴트는 “3주간 내신 시험 준비를 한 뒤 1주일 동안 시험을 치르면 약 한 달간 내신 공부에 치중하게 되는 셈”이라면서 “중간·기말고사 1, 2주 전까지는 매일 1시간 정도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 모의고사 문제를 풀면서 감(感)을 유지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 유형 2
‘아킬레스건’으로 인한 실패 → 자아 분석을 통해 정확한 ‘데이터’를 뽑아라!

취약 단원 또는 과목 하나 때문에 발목 잡히는 학생이 적지 않다. 이땐 기출문제 분석을 통해 뽑아내는 정확한 데이터가 실패 극복의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예를 들어 언어영역 성적이 큰 폭으로 떨어져 전체 등급이 떨어졌다면? 점수에 낙담하지 말고 최근 3년 치 기출문제를 모두 풀어보자. 채점까지 한 뒤 올해 시험지와 오답 비교를 하며 약점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정보를 모은다. △소설·시·비문학 등 영역별로 몇 문제가 출제됐는지 △영역별로 틀린 문제는 몇 개인지 △자주 틀리는 문제유형은 무엇인지를 노트에 기록하는 것.

시험 때마다 이런 데이터를 꾸준히 만들어 나가면 시험에 대한 감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취약 단원과 유형을 ‘직시’할 수 있다. 특히 수학, 과학처럼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과목은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가 ‘지금’이 아니라 ‘과거’에 있을 수 있다. 전 학년도에 배운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나머지 특정 과목만 계속 약점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www.kice.re.kr)에선 과목별 학력평가 기출문제를 내려받을 수 있다. 주말을 이용해 문제를 풀면서 자신의 과목별 실제 ‘학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실패 극복의 방법이다.

최상위권 학생에겐 ‘실수’가 실패를 부르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다. 실수가 잦은 학생이라면 ‘실수노트’를 만들어 ‘A보다 B’를 ‘B보다 A’로 엉뚱하게 읽었다거나 ‘많다’ ‘옳다’를 ‘적다’ ‘틀리다’로 착각했다는 실수 내용을 상세히 적어 놓자. 시험 직전 이 노트를 살펴보면 실수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 실패경영의 핵심
실패, 3회를 넘기지 마라!

실패를 거듭하면 학습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떨어진다. 한번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으면 ‘해도 안 된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무기력증이 나타난다. 여파는 시험, 수행평가, 수업 등으로 점차 확산돼 학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실패극복 전략에선 실패의 ‘회수’를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순동 구몬교육 연구소장은 “3회 이상 실패를 거듭하면 다시 도전하겠다는 생각보다 ‘이제 포기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기 쉽다”면서 “이 때문에 1학기 중간, 기말고사에서 성적이 떨어졌던 학생이 2학기 중간고사에서도 생각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을 경우 장기간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만성 실패로 고민하는 학생에겐 ‘성공의 경험’이 중요하다. 이땐 ‘매일 3과목 복습 30분’ 또는 ‘기말고사 영어점수 5점 올리기’처럼 성취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학생의 경우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인 만큼 부모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자녀가 좋아하는 분야의 체험을 하도록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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