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그린푸드 존’ 지정 1년…변한게 없더라

  • 입력 2009년 10월 5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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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그린푸드 존'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5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지난해 3월부터 학교 주변 200m 안은 불량 식품이나 고열량 저영양 식품을 팔 수 없는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학교 앞에서는 위생이 불량한 식품이나 복권, 칼처럼 정서를 해치는 물건을 팔 수 없습니다.

(김현수 앵커) 아이들이 식사대용으로 자주 먹는 컵라면, 햄버거 등 고열량 저영양 식품들도 판매가 제한됩니다. 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어린이 식품 안전 보호구역에 우경임 기자가 직접 나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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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 초등학교 앞. 피자, 햄버거, 도너츠를 파는 가게들이 즐비합니다. 아이들이 길거리를 걸어가며 컵라면을 먹습니다. 바로 옆 분식집, 아이가 졸라대자 엄마는 컵 떡볶이를 사서 건네줍니다.

(인터뷰) 최승현 초등학생(왼쪽) - 장원준 초등학생(오른쪽)

"떡볶이랑 순대를 자주 먹고요, 4번 이상 먹어요."

"일주일에 4번 이상…"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3월부터 전국 6천 400여 곳에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 즉 '그린푸드 존'을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앞 문구점이나 슈퍼마켓에서는 저가 불량 식품이 여전히 팔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소매점을 일일이 단속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초등학교 앞 문구점 주인

"자기네(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 전담관리원)들이 직접 동대문이고 영등포고 도매상에 가서 직접 이런 물건은 안 된다 하고 거기서 컷트를 해야지 소매상에 와서 하루에 저 뭐야 만원 2만원 버는 사람한테 가서 아무리 떠들어 봐야 뭔 소용 있어요."

어린이들에게 바람직한 식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고열량 저영양 식품도 판매도 제한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규정대로라면 분식집에서는 김밥, 편의점에서는 컵라면, 패스트푸드점에서는 햄버거처럼 많이 팔리는 음식을 팔 수 없게 돼 사실상 실효성이 없습니다.

(인터뷰) 홍진환 과장 / 식품의약품안전청 식생활안전과

"학교 매점을 우선적으로 지정해서 확산의 전초기지로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초등학교 주변 가게들은 구멍가게 수준이고 주인들도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 들이 많이 계셔서 홍보 문제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식약청은 일단 학교 안 매점과 우수판매업소로 지정된 곳에서만 고열량 저영양 식품 판매를 금지시킬 방침입니다. 그러나 우수판매업소 지정도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실시할 때에는 전국 108개 곳이 참여했지만 올해는 단 14곳뿐입니다. 학교 앞 분식점처럼 영세한 가게들이 참여하기에는 기준이 너무 까다롭고, 팔지 못 하는 식품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을 도입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동아일보 우경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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