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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5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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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신종 인플루엔자A(H1N1)에 감염된 40대 여성이 뇌사상태에 빠졌다고 4일 밝혔다. 신종 플루 감염자가 뇌사상태에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신종 플루가 뇌사를 유발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수도권에 사는 이 여성은 지난달 24일 열, 기침 등 급성인두염으로 인근 의원을 찾았고 27일 폐렴 진단을 받았다. 호흡 곤란 등 증세가 악화돼 28일 대형병원으로 옮긴 후 29일 중환자실에 격리돼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했으며 31일 신종 플루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1일 뇌부종과 뇌출혈이 발생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한 결과 뇌사로 추정됐다. 이 여성은 평소 지병이 없는 건강한 상태로 고위험군에 속하는 병력사항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성인의 뇌사를 유발한다는 의학적 임상사례가 없어 이 여성의 뇌사 원인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뇌사자가 신종 플루에 감염되기는 했지만 신종 플루가 뇌사를 일으킨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여성의 주치의도 “신종 플루와 뇌사의 관련성은 현재로서는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치의는 아직 뇌사 판정을 내리지는 않았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뇌로 직접 침투해 뇌사를 유발할 수는 있겠지만 아주 희박하다”고 한다. 미국에서 5월 초 신종 플루에 감염된 7∼17세 청소년 4명에게 뇌염과 뇌질환 증상이 나타났지만 금방 호전됐고 뇌중추신경계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강진한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5세 미만의 영·유아가 아니고 40대의 건강한 여성이라면 바이러스가 뇌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진화 이화의료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렴과 급성호흡곤란증이 뇌사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 여성이 폐렴 진단을 받은 후 급성호흡곤란증을 겪었는데 급성호흡곤란증을 겪으면서 뇌부종이나 뇌출혈로 이어지는 환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앞으로 신종 플루 감염자의 사망 원인을 놓고 이와 유사한 논란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목포서 중학생 18명 집단감염
감기 오인 계속 등교해 확산▼
전남 목포시에서 한 중학생이 신종 인플루엔자A(H1N1) 확진이 늦어지면서 계속 등교하는 바람에 집단감염으로 이어진 일이 발생했다.
4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목포 A중학교 3학년 B 군이 개학일인 지난달 24일 발열과 기침증세로 조퇴한 뒤 인근 병원에서 단순 감기치료를 받았다. B 군은 25, 26일 등교해 수업을 받았으나 27일 고열이 나자 다시 진료를 받은 결과 31일 신종 플루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기간에 해당 학교에서는 B 군에게 격리나 등교 제한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아 같은 반 학생이 신종 플루 확진판정을 받는 등 3학년 13명을 포함해 1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학교는 뒤늦게 2일부터 8일까지 휴업조치를 내렸다. 학교 관계자는 “처음에 열이 높지 않았고 단순 감기증세를 보여 등교를 허용했다”고 말했다.
목포=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육군-계룡시 “내달 열릴 軍문화축제 취소”▼
육군과 계룡시는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확산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다음 달 7∼11일 열릴 예정인 지상군 페스티벌 2009와 2009 계룡 군(軍)문화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신종 인플루엔자의 전염 우려에 대비해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를 자제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각급 부대에도 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행사는 지양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공군도 다음 달 열리는 국군의 날 기념식과 서울에어쇼 행사장에 체온측정기와 발열측정 카메라를 설치하고 참가자들에게 항균 마스크를 지급하기로 하는 등 신종 인플루엔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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