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명품업계 ‘럭셔리 교육원’ 서울 입성

  • 입력 2009년 8월 13일 02시 59분


11일 첫 수업을 시작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 럭셔리 비즈니스 인스티튜트(SLBI)에서 조재호 강사(왼쪽)가 학생들에게 ‘럭셔리의 정의’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11일 첫 수업을 시작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 럭셔리 비즈니스 인스티튜트(SLBI)에서 조재호 강사(왼쪽)가 학생들에게 ‘럭셔리의 정의’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한국 잡으면 세계 잡는다”

아시아 첫 전문교육기관, 4개월 수강료 350만원

“럭셔리(Luxury)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강사의 질문에 학생들은 예상 외로 척척 답을 했다. “장인 정신을 담은 진귀한 제품요.” “신문 사설에서 읽은 적이 있어요. 일반인에게는 특별하고, 특별한 사람에겐 일상인 물건이라고요.”

강사는 각각의 답변에 ‘럭셔리’의 정의가 모두 담겨 있다고 했다. 그러고는 프랑스 파리지앵들이 거리에서 이 질문에 답한 영상물을 틀었다. ‘희귀성’ ‘가치 있는 라이프스타일’ 등의 말이 나왔다. 강사는 “럭셔리의 사전적 의미는 화려함, 호화스러움 등이지만 개인의 경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럭셔리는 누구에게도 변명이 필요 없는 것’이라는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칼 라거펠트 씨의 주장도 소개했다.

프랑스 명품업계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럭셔리 전문 교육기관인 서울 럭셔리 비즈니스 인스티튜트(SLBI)를 열었다. 11일 첫 수업은 ‘럭셔리의 정의’였다.

○ 럭셔리 본질을 가르치는 프로그램

입문 과정에 모인 18명의 학생은 20, 30대. 홍익대 대학원에서 브랜드 매니지먼트를 전공하는 신동욱 씨(26)는 “비전을 갖고 일할 분야를 찾다 보니 럭셔리업계였다”고 말했다. 학생들 앞에는 교재로 ‘루이비통’의 최근 광고가 놓였다. 백발이 성성한 과거 우주인들이 루이비통 여행가방에 망원경을 넣고 달을 바라보는 장면이었다. 학생들은 이 광고에서 ‘세월을 초월한 아름다움’ ‘여행의 즐거움’ 등 럭셔리 제품의 요소들을 끄집어냈다.

입문 과정은 프랑스 명품 컨설팅업체 ‘럭셔리 애티튜드’의 교육과정을 한국 실정에 맞게 재해석한 프로그램이다. 앞으로 두 달은 주요 브랜드 역사와 현황 등을 익히는 강의실 교육, 나머지 두 달은 ‘까르띠에’ 등 럭셔리 브랜드 매장의 현장실습이다.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를 통해 18세기 프랑스 궁정문화를 분석하고, 보석 경매 자동차 와인 등도 배운다.

○ “아시아 최초 럭셔리 MBA 프로그램 만들 것”

SLBI는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 그룹의 국내 면세사업을 하는 부루벨코리아와 프랑스 명품 브랜드 임원 등이 출자했다. 한국 명품 시장의 가능성을 크게 봤기 때문이다. 럭셔리 실무 경험을 갖춘 7명의 강사진은 △입문 과정(4개월) △중간관리자 과정(2개월) △고급 과정(6개월)을 강의한다. 강의료 역시 300만∼2500만 원으로 ‘럭셔리급’이다. 특히 프랑스 비즈니스스쿨인 HEC의 럭셔리 MBA 과정을 압축한 고급 과정은 2012년까지 아시아 최초의 럭셔리 MBA로 발전시킨다는 게 SLBI의 포부다.

조돈영 SLBI 대표는 “취향이 까다로운 한국 시장을 잡으면 세계를 잡는다는 판단으로 프랑스 명품업계가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명품업계는 SLBI 출신들이 향후 관련 업계에서 얼마나 활약할지가 이곳의 성패를 가름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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