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자체들 돈 주고 상 받는다고?

  • 입력 2009년 5월 20일 06시 39분


참가 - 심사비 명목으로 100만원 이상 낸 賞만 24개

대구경실련은 대구와 경북 지역의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참가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내고 민간단체 등이 주는 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19일 밝혔다.

대구경실련에 따르면 최근 지역 언론단체와 공동으로 2007∼2008년 대구 경북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수상기록 정보공개를 청구해 조사한 결과 주최 및 주관 단체 등에 참가비나 심사비 명목으로 100만 원 이상의 돈을 내고 받은 상이 24개로 집계됐다. 경북 영주시가 6개로 가장 많았고 안동시와 의성군 각 4개, 대구 달서구와 경북 문경시 영덕군 각 2개, 대구시와 수성구, 경북 경주시와 고령군 각 1개 등이라는 것이다. 이 중 대구시는 한국능률협회가 주최한 ‘고객만족경영대상’을 수상하며 심사비 등으로 예산 3300만 원을 지출했다. 또 안동시는 4개 상 수상에 8415만 원을, 영주시는 6개 상 수상에 6270만 원을 지출했다.

대구 경북 지역의 자치단체나 자치단체장이 지난 2년간 받은 상은 862개로 이 가운데 86.7%가 중앙정부 부처(46.8%)와 광역자치단체(39.9%) 등이 시상한 것이고 나머지는 언론사나 민간단체 등이 주최하거나 주관한 것이다. 이들 상 가운데 대구시는 24개를 받았고 대구 각 구군은 194개(구군 평균 24.3개), 경북도는 37개, 경북 각 시군은 607개(시군 평균 26.4개)를 받았다. 특히 구미시(78개), 김천시(74개), 안동시(68개) 등은 1년에 30회 이상 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자치단체나 단체장을 대상으로 하는 상이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대구경실련 측은 일부 자치단체는 이번 정보공개에서 수상 실적을 빠뜨리거나 지출한 예산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은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경실련 관계자는 “상식적인 수준 이상의 참가비나 심사비를 낸 뒤 상을 받는 것은 ‘돈으로 상을 사는 행위’로 보일 소지가 있다”며 “이번 수상기록 분석을 계기로 지자체들이 받는 상의 권위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고객만족경영대상의 심사비로 1650만 원을 내고 홍보비로 1650만 원을 부담했을 뿐이며 이 상을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돈을 낸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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