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세계델픽대회’ 부실잔치 되나

  • 입력 2009년 5월 19일 06시 53분


9월 개최… 10개국 신청 그쳐

투자유치-위원장 공석도 숙제

문화올림픽을 표방하는 ‘제3회 세계델픽대회’가 투자 유치가 안 되고 참가 열기도 부족해 부실 우려를 낳고 있다. 대회조직위원장이 돌연 사퇴한 것도 정상적인 대회 준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제주도 제주세계델픽대회준비단, 세계델픽대회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9월 9일부터 15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세계델픽대회에 참가가 확정된 국가는 현재까지 10개국에 불과하다. 조직위에서 유치 목표라고 발표한 40개국 1500여 명에 훨씬 못 미친다. 다음 달까지 참가 접수가 이뤄지기 때문에 더 늘어날 수는 있지만 무분별한 초청 및 참가로 대회 질이 낮아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회 예산은 모두 60억 원으로 국비 20억 원, 도비 20억 원 등 40억 원은 확보됐다. 나머지 민자 20억 원 가운데 국토해양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지원받는 8억 원을 제외하고는 진척이 없다.

대회조직위원장을 맡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11일 돌연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민자 유치와 참가국 독려, 프로그램 구성 등 대회 준비에 차질이 빚어졌다. 유 위원장은 “개인적인 일도 있고 대회 준비가 제자리를 잡아가는 만큼 내 역할은 끝난 것 같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노무현 정권의 인사라는 점 때문에 정부 접촉 등 대외활동에 제약을 받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제주도 관계자는 “세부행사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조직위가 정상을 되찾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델픽은 기원전 582년부터 기원후 394년까지 지속된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문화예술경연에서 유래됐다. 이번 대회는 음악·음향, 공연, 공예·디자인·시각, 언어, 소통과 사회, 건축과 환경 등 6개 부문에서 18개 종목으로 치러진다. 제1회 대회는 2000년 러시아 모스크바, 2회 대회는 2005년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열렸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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