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째려봐” 3시간 미행해 살인

  • 입력 2009년 5월 13일 02시 54분


30대 용의자 “술 취해 범행”

지하철 입구에서 기분 나쁘게 바라봤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인 상대를 쫓아가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9일 관악구 남현동 주택가에서 주민 안모 씨(56)의 옆구리와 허벅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김모 씨(33)를 경북 구미시에서 검거해 서울로 압송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범행 3시간 반 전인 오후 7시 반경 지하철 2호선 사당역 출입구에서 안 씨가 자신을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인 뒤 앙심을 품고 안 씨의 귀갓길을 미행해 범행을 저지른 혐의다. 안 씨가 친구와 함께 인근 음식점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김 씨는 사당역 인근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들고 나와 음식점 인근에서 3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혼자 귀가하는 안 씨를 따라가 살해하고 도망쳤다.

김 씨는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홧김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살해 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이 사건을 포함해 서울 관악구와 금천구 등 서울 서남부 지역 주택가에서 사흘 동안 주민 3명이 흉기로 살해되는 등 강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11일 오후 6시 반경에는 금천구 시흥1동의 원룸 건물 3층 화장실에서 박모 씨(44)씨가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이보다 앞선 이날 오전 11시경에는 관악구 봉천4동 다세대주택 지하에서 집 주인 구모 씨(61·여)가 흉기에 찔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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