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고 11억원 반포중 6억원 목운초 8억원

  • 입력 2009년 4월 29일 03시 02분


서울교육청, 21개 초중고 ‘月 사교육비 지출’ 전수조사… 학교별 총액 알아보니

일반고 평균 65만8000원… 통계청 조사 두배 육박

서울시 사교육비 6959억 추정… “실제 더 많을것”

《정부가 사교육 경감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교육청이 시내 21개 초중고교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월 사교육비 지출 규모를 처음으로 조사해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는 자율적으로 지원한 40여 개 학교 가운데 지역적 환경적 요인을 고려한 초중고교 각 7곳이 선정돼 참여했다. 이달 초 진행된 조사에서 각 학교는 모든 학생에게 조사 용지를 배포하고 부모와 함께 작성하도록 했다.》

○ 초등학교가 지역별 격차 커

조사 결과 서울고(서초구 서초3동) 11억3700만 원, 신목고(양천구 신정6동) 11억2340만 원, 잠신고(송파구 잠실2동) 10억600만 원으로 이들 세 학교는 월 사교육비 규모가 10억 원을 넘었다. 조사를 벌인 7개 고교의 평균 월 사교육비 총액은 8억2600만 원으로 학생 1인당 평균 월 사교육비는 65만8000원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내 일반계고가 225개인 점을 감안하면 서울의 일반계고 학생들이 지출하는 월 사교육비 총액은 1858억 원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물론 이번 표본조사를 기준으로 한 추정치다.

중학교는 반포중(서초구 반포동)이 6억42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왕중(강남구 수서동) 5억8700만 원, 을지중(노원구 중계1동) 4억7200만 원 순이었다. 서초 강남 노원 모두 학력 경쟁이 심한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방산중(송파구 방이동), 노곡중(도봉구 창4동), 서울여중(마포구 염리동), 풍성중(송파구 풍납2동) 등은 4억420만∼3억3800만 원으로 사교육비 지출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내 중학교는 총 368개. 여기에 7개 중학교의 평균 월 사교육비 총액 4억5400만 원을 곱하면 서울 지역 중학교 전체의 사교육비 지출 규모가 1672억 원가량 된다.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많기 때문에 사교육비 총액 규모가 컸으며 학교별로 학생 1인당 사교육비 격차가 크다는 특징을 보였다. 7억9100만 원으로 가장 많은 목운초(양천구 목동)의 1인당 월 사교육비는 62만8000원으로 가장 낮은 성산초(마포구 합정동)의 31만1000원에 비해 2배가 넘었다. 7개 초등학교의 평균 월 사교육비 총액은 5억9300만 원으로 서울시내 578개 초등학교의 월 사교육비는 3429억 원으로 추산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중고교 학생들은 대부분 사교육을 받는 반면 초등학교 학생들은 지역적 특징과 학부모의 성향에 따라 사교육 시장에 진입하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 “설문조사 과정서 축소 가능성”

이번 조사 결과는 올해 2월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사교육비 통계(2008년 기준) 결과와 큰 차이를 보여 더 정밀한 사교육비 통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과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초등학교 학생들의 1인당 월 사교육비는 27만2000원, 중학교는 31만5000원, 일반계고는 37만5000원이다. 이 결과는 전국의 초중고교 학부모 3만4000명을 샘플 조사해 나온 것이다. 그러나 21개 학교에서 전수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은 월평균 47만2000원, 중학생은 46만8000원, 일반계고 학생은 65만8000원으로 고등학교의 경우 28만3000원의 차이를 보였다. 21개 학교의 조사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설문조사 과정에서 사교육비 규모를 다소 축소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교육비 총액은 더 많을 수 있다.

시교육청은 조사에 참여한 21개 학교를 모두 ‘사교육 없는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시켜 이번 결과를 기준으로 향후 3년 동안 사교육비 지출 규모를 80%까지 줄이도록 할 방침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관련동영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