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 해외취업 ‘등대’ 떴다

  • 입력 2009년 4월 28일 02시 55분


다음 달 일본으로 파견연수를 떠날 예정인 부산지역 요양보호사들이 27일 부산광역자활센터 교육장에서 일본어 회화 및 소양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광역자활센터
다음 달 일본으로 파견연수를 떠날 예정인 부산지역 요양보호사들이 27일 부산광역자활센터 교육장에서 일본어 회화 및 소양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광역자활센터
《‘오하요 고자이마스. 다나카 상(안녕하세요. 다나카 씨).’

‘교∼와 이∼덴키데스네(오늘은 날씨가 좋네요).’

‘가라다노 조∼시와 도∼데스카(몸 상태는 어떠세요).’

27일 오전 10시 부산 연제구 거제동 이안빌딩 4층 부산광역자활센터 교육장. 다음 달 일본으로 떠나는 요양보호사(일본 홈헬퍼) 인턴요원 30여 명이 일본어 및 소양교육을 받느라 열중하고 있었다. 20, 30대 여성이 대부분인 이들은 2월부터 초급, 중급으로 나뉘어 요양보호시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시뮬레이션 형식으로 교육받고 있다. 일본 오사카(大阪) 간호대를 졸업한 후 오사카 스미노에(住之江)병원에서 3년 동안 근무한 강사 최열옥 씨(41·여)는 “이들이 연수 기간에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일본 문화에 맞게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 日요양산업 틈새 공략 200명 인턴교육

대학과 연계 직업훈련… 625명에 22억 예산 지원

심각한 국내 취업난을 뚫기 위해 민관학(民官學)이 해외 일자리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부산시는 올해 초 일본 의료법인 3곳과 인턴 파견 협의를 갖고 현재 자활센터에서 교육받고 있는 이들을 다음 달 연수 형태로 파견할 예정이다.

이들은 6개월간 일본 내 노인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연수를 한 뒤 근무성적이 좋으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된다. 이 분야의 일본 인력파견은 국내 처음이어서 이들의 근무 평가에 따라 이 사업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광역자활센터 최병근 자립지원팀장은 “일본은 요양보호사 공급이 부족해 국가 차원에서 필리핀 및 인도네시아와 협약을 맺고 인력을 공급받고 있으나 노인 공경 사상 등 문화적인 차이에다 언어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한국인 요양보호사를 더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턴 요양보호사들은 숙식과 월 7만 엔(약 90여만 원)을 받지만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면 월 20만 엔(약 260만 원)을 받는다. 올해 200명 정도를 인턴으로 파견할 예정인 부산시는 내년에는 파견 대상 의료기관을 더욱 확대해 매년 300명 이상을 일본에 연수시킨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시는 지역 대학과 연계해 대졸 고학력자들의 해외 일자리 찾기 사업도 벌이고 있다. 2004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해외인턴 파견사업’을 시작한 시는 올해 21억80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33개국에 인력을 파견키로 하고 최근 대상자 625명을 확정했다. 부산지역 19개 대학 졸업 및 졸업 예정자들로 구성된 이들은 어학교육 및 현지적응훈련 등을 거쳐 6월부터 해외 기업에 파견된다. 파견 직종은 사무에서부터 영업, 기술개발, 서비스업 등 20여 가지며, 파견 기간은 3개월에서 1년이다.

이들에게는 항공료와 체재비 등을 합쳐 1인당 최소 280만 원에서 최대 450만 원까지 지원된다. 기업체별 인턴인원은 5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사업 첫해에는 5개 대학 479명이 참여해 49%만 취업했으나 2007년에는 16개 대학 583명이, 지난해에는 18개 대학 628명이 참여해 각각 61.2%, 60%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부산시 마창수 노사정책과장은 “취업자 중 70%가량은 인턴으로 근무하던 해외 기업에 취업하고 나머지는 귀국한 뒤 국내에 취업을 하고 있다”며 “취업도 중요하지만 무형의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조리사회중앙회 부산지회는 민간 차원에서 해외 일자리 나누기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최근 해외 인턴·취업 전문기관인 ㈜호스코와 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매년 외식조리 관련 학생 등 1000여 명을 뽑아 12개월 과정의 ‘해외 인턴 및 취업’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조리사협회 이승렬 사무국장은 “부산의 젊은 조리사들이 해외에서 어학과 다양한 음식문화를 체험한다면 그 자체로도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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