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전교조는 진보진영의 계륵”

  • 입력 2009년 3월 24일 03시 04분


■ 민노당 정책위의장 출신 주대환 씨 ‘쓴소리’

“민족해방 외치는 후진국형 진보 더이상 안통해”

한반도선진화재단 26일 ‘한국의 진보’ 심포지엄

“민주노총과 산하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는 자력으로는 헤어날 수 없는 답답한 정파 대립구도에 갇혀버린 듯하다. 그들은 이제 진보 진영의 계륵(鷄肋)이 돼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한국의 진보를 말한다’ 심포지엄을 앞두고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이 심포지엄은 보수 성향의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세일)과 진보성향의 좋은정책포럼(이사장 변형윤)이 ‘진보 진영의 자기성찰’이라는 취지로 마련했다.

주 대표는 ‘한국 진보에 미래는 있는가’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정치만큼이나 노동운동이 진보 진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노동운동이 조합원의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해 국민적 지지를 잃었다”며 “중요한 문제는 민주노총이든 누구든 과연 미조직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는 노동운동을 했는가라는 것”이라고 되물었다.

주 대표는 진보가 ‘먹고사는 문제에 무관심하거나 무능한 진보’라는 모욕을 당한 것은 “후진국형 진보, 이른바 민족민주운동 시절의 모습을 탈피하지 못한 탓”이라며 “국민은 이미 민족 자립과 민주화가 달성됐다고 느끼기 때문에 민족해방과 민주화를 외치는 후진국형 진보로는 호소력이 없으며 ‘도덕적 우월감이 없는 좌파, 대한민국을 긍정하는 뉴레프트’라는 새로운 진보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성민 동아대 교수(정치학)는 ‘한국의 진보,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발제문에서 “한국 진보그룹의 관습적인 사고방식은 ‘민주 아니면 독재’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사회운동에서 이념적 강직성으로 나타난다”며 “진보 진영이 이제 사람들의 감성과 취향을 읽어내고 이것을 정치 변혁에 역량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태 고려대 교수(사회학)는 발제문 ‘한국 진보의 비교사적 특징’에서 한국 진보주의 운동을 분석하며 “새로운 진보주의는 국민 생활수준을 높이기 위해 경제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투자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심포지엄에서는 신정완 성공회대 교수(경제학)가 ‘한국 진보 진영의 대안적 경제발전전략 구상들에 대한 검토’, 김근식 경남대 교수(정치학)가 ‘합리적인 대북관, 통일관, 대북정책: 성찰적 접근’,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한국 진보, 성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한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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