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담장 없애니 마음의 벽도 사라졌어요”

  • 입력 2008년 12월 9일 05시 59분


관공서-학교 담 허물기

충청남도 99곳 새 단장

충남 논산시 취암동 논산중 뒤편에는 회색 담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충남도가 6월 중순 그 담장을 허물고 소공원을 꾸몄다. 회색 담 대신 붉은 보도블록을 깔고 나무도 예쁘게 매만졌다. 아담한 정자도 마련했다. 아무도 찾지 않던 이곳은 곧바로 시민들의 쉼터로 변했다. 주변 학생들의 학교 가는 길도 훨씬 짧아졌다. 주민들은 “마음의 벽이 허물어진 것 같다”고 말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충남도의 ‘담장 허물기’ 사업의 한 사례다. 사업 대상은 오래되고 낡아 도심의 경관을 저해하거나 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관공서 및 학교 등의 담장 175곳이다. 201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현재까지 99곳에 대해 사업을 마쳤다. 사업이 끝나면 16만 m²의 새로운 녹지 공간이 생길 것으로 충남도는 보고 있다.

부여중과 부여여고, 공주중, 공주고 등은 담장을 철거한 뒤 자연석으로 조경하고 나무를 심었더니 주변의 사적지 경관까지 덩달아 좋아졌다. 이 때문에 백제의 고도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의 반응도 훨씬 좋아졌다.

충남도는 올해부터 3년간 ‘애향의 공원’과 ‘그린 충남 파크’ 조성 사업도 벌인다. 공원 176곳을 새로 만들고 1271곳의 기존 공원을 단장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학계와 설계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조언하고 있다.

이 사업의 담당자인 산림녹지과 이상춘 씨는 “이들 사업은 녹지 공간을 확충해 탄소를 줄이고 쾌적한 휴식공간을 주민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녹색 도시 리모델링 사업”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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