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수시냐? 정시냐? ‘마이 웨이’ 찾아라

  • 입력 2008년 11월 18일 03시 48분


주사위 던져진 2009 수능… 내가 갈 길은?

《13일 실시된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대부분의 영역이 지난해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가 당황해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수능 난도 상승에다 표준점수와 백분위의 부활까지 맞물리면서 수시 2-2와 정시지원 사이에서 갈등하는 수험생이 많다. 하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는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리-외국어 뜻밖 복병… 지원전략 ‘고난도 방정식’

계산 조금만 틀려도 삐긋… 가채점 최대한 깐깐하게!

○어려워진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발목 잡히나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수리와 외국어(영어) 영역 등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입시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등급제로 치른 지난해 수능에서 변별력이 없었다는 비판을 받았던 수리 영역이 가장 어려웠다.

이석록 메가스터디 입시평가연구소장은 “수리‘가’의 경우 어렵다는 평가를 받은 올해 6월,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도로 출제됐는데, 모의평가에 응시하지 않았던 재수생 등 상위권층이 두꺼워져 등급 커트라인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위권, 특히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을 중심으로 수리 영역 한두 문제에 따라 표준점수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변별력 확보 차원에서 백분위와 표준점수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학이 적지 않기 때문에 올해 대입에서 수리 영역은 당락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됐다.

2학기 수시모집에 지원했거나 지원할 예정인 학생에게 어려워진 수능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발등의 불이다. 대학별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수시전형에서 논술이나 면접구술 고사를 잘 치르고도 최종 불합격될 수밖에 없다.

수험생들은 수능 성적 가채점 결과와 입시 전문업체들의 분석결과 등을 토대로 자신의 성적이 지원·희망 대학의 수지모집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는지를 예측해 통과가 어렵거나 통과 여부가 불투명다면 정시모집에 집중해야 한다.

○수시-정시 어느 쪽이 유리할지 잘 판단해야

수능 성적이 기대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남아 있는 수시 전형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백분위, 표준점수제의 부활과 어렵게 출제된 수능으로 인한 변별력 상승 효과에 정시에서 논술고사를 치르지 않는 대학까지 늘면서 정시에서 수능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 어느 때보다 확대됐다. 게다가 정시 전형 과정에서 수능성적우선선발 등 수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학이 늘어나 수능 점수의 불리함을 학생부 성적으로 만회하기도 쉽지 않다.

수능 성적이 평소 자신의 실력보다 낮게 나왔다고 판단된다면 정시 지원에서 지원 대학이나 학과를 계획보다 낮출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므로, 남은 수시 전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논술고사나 구술면접 등 수시 대학별고사에 대비해 대학별 기출문제와 모의고사 문제만큼은 반드시 풀어봐야 한다.

그러나 수시모집에 최종합격하면 정시모집에는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모의고사 때보다 낮아진 수능 점수로 인한 부담과 합격 가능성에 대한 지나친 집착 때문에 정시모집을 통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대학, 학과보다 하향지원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이번에 본 수능 성적 가채점 성적이 6월, 9월 모의평가 때 보다 올랐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면, 수능 이후 원서접수를 하는 수시 2-2에 지원하지 않거나 이미 원서접수를 했더라도 수능 이후 실시되는 대학별 고사를 포기하고 정시모집에 지원해 합격을 노리는 과감한 전략을 세워 볼 수도 있다.

○가채점 깐깐해야 희망 대학 보인다

올해는 백분위와 표준점수제가 부활하면서 가채점을 통해 나온 원점수로 가늠해 본 진학 가능 대학, 학과와 12월 10일 수능성적표에 표기된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를 통해 예측해 본 진학 가능 대학, 학과에서 큰 차이가 나 실망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원점수와 표준점수·백분위 점수체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험생들이 수능 성적을 가채점하면서 너무 관대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영역별로 가채점을 하면서 맞았다고 생각했던 문제 서너 개씩만 틀려도 표준점수나 백분위에서 큰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이 오차로 인해 대입 전략이 완전히 헝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미 수능 가채점을 끝냈다 하더라도 다시 한 번 꼼꼼히 점수를 셈해 보고 정답 여부가 확실치 않은 문항은 일단 ‘틀렸다’고 보는 보수적인 가채점이 나중에 당황할 여지를 줄일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다.

김영일 중앙학원 원장은 “영역별, 과목별 예상 점수를 잘못 채점하면 수시 2-2 및 정시모집에서 효과적인 지원전략 수립이 어렵다”며 “과거 상담사례를 감안하면 가채점과 수능성적표의 원점수 차이가 최대 10점까지 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가채점은 가급적 정확히, 그러나 너무 관대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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