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강산 사건 합동조사 발표

  • 입력 2008년 7월 25일 14시 36분


금강산여행 도중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고 박왕자씨의 사망원인에 대한 정부합동조사결과 피격 장소와 시간에서 북측의 주장과 차이가 발생했다.

황부기 정부합동조사단장은 25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별관에서 고 박왕자씨 사건과 관련한 합동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황단장은 “7월14일 부터 조사 활동을 시작했다. (사고 상황을 직접 목격한) 분명한 목격자가 없는 가운데, 관련 목격자들의 진술이 상이한 상황이다. 현장방문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현재 상황에서 의혹 해명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황단장은 이와 관련해 “합동조사단의 현장 방문조사가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협조해 달라”며 북측에 촉구했다.


▲ 영상취재 : <동아닷컴 온라인 취재팀>

조사단은 고 박왕자씨를 목격했거나, 사건 현장 인근을 보았던 목격자, 총소리를 들은 사람등 약 30여명의 목격자진술을 들었으며 현장 관련 사진 100매 이상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사건 직후 관광객들을 상대로 전화조사를 실시했고 조사에 협조해달라는 서한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고 시간을 추적하기 위해 고인이 묵고 있던 호텔의 CCTV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였다.

이 같은 조사를 토대로 조사단은 현재 시점에서 확인된 부분에 대해 발표했다.

우선 사고 시간에 대해 조사단은 고인의 피격 시간이 오전 5시 16분 이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을 촬영한 사진 중 가장 이른 시간에 찍힌 것이 오전 5시 16분 촬영사진이다.

이 오전 5시16분의 사진에는 이미 박씨가 쓰러져 있고 북측 초병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이로 인해 최소한 오전 5시 16분 이전에 고인이 쓰러진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그러나 최초 총격시간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이에 앞선 상황의 사진이 필요하다는 설명. 조사단은 오전 5시 전후의 사진을 지닌 목격자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이 같은 조사단의 발표는 피격 시간을 둘러싼 북측 주장과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북측은 최근 현대아산측에 사고 추정시간을 오전 4시50분에서 5시 사이로 설명했다. 그러나 조사단은 고인이 이미 쓰러진 시점을 확인했을 뿐 사건 직전과 직후의 상황자료를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북측 주장을 반박하거나 증거하지 못했다.

조사단은 또 고인이 호텔을 출발한 시간은 7월11일 오전 4시 18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CCTV에 설정됐던 시간 오전 4시 31분은 현대아산측의 설명대로 실제 시간보다 12분29초 빨리 설정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자기기의 특성상 오랜 시간 흐르면서 오차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2005년 7월 최초 설정 이후 시간을 다시 설정하지는 않았다는 설명. 이같은 고인의 출발시간은 북측의 주장과는 큰 차이가 없다.

호텔을 떠난 고인의 피격지점은 경계선 울타리에서 기생바위쪽으로 직선거리 약 200m로 추정된다는 것이 조사단의 견해. 이는 북측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북측은 경계선 울타리에서 기생바위쪽으로 300m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으나 국과수는 사진을 정밀 분석한 결과 200m지점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17세 여군이 쏘았다는 북측 주장에 대해서는 확인을 하지 못했으며 총격거리에 대해서도 조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국내 목격자들이 총성을 두발밖에 듣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북측은 4발의 총을 쏘았다고 주장한 차이점에 대해서도 밝히지 못했다.

이는 국내 목격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사단은 새로운 사실을 밝히지 못한데 대해 현장조사가 이루어지 않은 상태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며 새로운 사진자료 혹은 목격자진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한편으로 우리측의 현장조사를 북측이 적극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mission@donga.com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shk919@donga.com

정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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