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구청장과 이 업체의 인연은 4월 2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후 7시경 동구 계림동의 한 소파공장에서 불이 나 필립스전자 호남권 총판점인 필립스라이브통상㈜의 창고와 사무실로 번졌다. 이 때문에 창고에 있던 면도기 다리미 믹서 등 소형 가전제품 11종 6300점이 불에 타 10억 원 가까운 피해가 났다. 이 물건들은 근로자의 날 행사 사은품으로 나갈 예정이었다.
화재 현장에 나갔다가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유 시장은 5월 23일 필립스전자를 찾아가 “갑작스러운 화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지 유통업체가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필립스 측은 “자치단체장이 지역 업체의 피해 지원을 호소하며 방문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그의 기업사랑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피해 상품 교환비용 등 1억여 원을 지원하고 주민 150여 명을 초청해 ‘필립스 신제품 발표 로드쇼’라는 사은공연을 열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