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 밤 길 한달 만에 열렸다

  • 입력 2008년 6월 28일 03시 01분


시위 저지선 전진 배치서울 중구 태평로에 모인 4000여 명(경찰 추산)의 시위대가 28일 0시 30분경 600∼700명 선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경찰은 자정을 넘겨서까지 시위대의 세종로 사거리 진출을 막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집회는 지난달 2일 시작된 뒤 이날로 57일이 됐다. 원대연 기자
시위 저지선 전진 배치
서울 중구 태평로에 모인 4000여 명(경찰 추산)의 시위대가 28일 0시 30분경 600∼700명 선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경찰은 자정을 넘겨서까지 시위대의 세종로 사거리 진출을 막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집회는 지난달 2일 시작된 뒤 이날로 57일이 됐다. 원대연 기자
경찰, 불법 폭력시위 ‘원칙 대응’ 나서

어제 시위대 세종로 사거리 접근 차단

시위대 때문에 막혀 있던 세종로 사거리의 동서방향 밤 길이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열렸다.

경찰은 27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마치고 거리에 나선 시위대가 세종로 사거리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태평로, 종로, 신문로 방향 모든 입구에 차벽을 세웠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세종로 사거리 이순신 동상 앞에 쳐졌던 경찰의 방어선은 서울시청 방향으로 300m 전진했다. 경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가 끝나면 어김없이 이어진 도로 불법점거와 폭력시위에 원칙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조치다.

이날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가 주도한 집회는 4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7시 반부터 서울 중구 대한문 앞 양 방향 12개 차로를 모두 점거한 채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집회 초반부터 “물러서지 않겠다”는 비장한 분위기 속에 ‘폭력경찰 물러가라’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쳐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평소보다 3, 4시간 이른 오후 8시 10분경 경찰의 첫 해산 유도 방송이 나오자 집회를 서둘러 끝낸 참가자들은 곧바로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종로에서 세종로 사거리로 들어가는 행진 경로가 막히자 오후 9시경 태평로로 이동한 뒤 경찰 방어선 앞에서 연좌 농성을 했다. 오후 9시 10분경에는 교보빌딩 앞에 있던 차벽이 치워지면서 신문로∼종로 방향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경찰은 방송을 통해 수차례 해산을 유도하며 “도로 불법 점거를 풀지 않을 경우 병력을 투입해 연행하겠다”고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다. 하지만 경찰의 원칙 대응 소식을 접한 시위대가 과격 폭력 행동을 자제해 이날 밤 12시까지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오후 10시경 통합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와 천정배, 김재윤 의원 등 의원 8명이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시위대에 동참했다.

경찰은 이날 전경 146개 중대 1만5000여 명을 동원하고 살수차 5대를 태평로와 종로 방면에 각각 배치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경고 방송 직후 형광색소가 든 물대포를 쏘고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시위대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한진희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시위대가 경찰에게 벽돌을 던지고 새총과 액젓이 든 물총을 쏘기도 했다. 심지어는 빙초산도 뿌렸다”며 “경찰의 인내가 한계에 이르렀고 오늘부터는 엄격하게 법 적용을 할 것”이라며 원칙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한 청장은 “당장은 아니지만 최루액을 물에 타서 물대포로 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폭력 행위에 대해선 검찰과 협의해 전원 구속수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이훈구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이훈구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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