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청심국제중 1차 관문 이렇게 뚫어라

  • 입력 2008년 5월 13일 02시 59분


국내 최초 국제중인 청심국제중학교(경기 가평군 설악면)에 합격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지난해 16.9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청심국제중에 입학하려면 일단 ‘수수께끼’ 같은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해 4배수(400명)에 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류를 제출하고 영어 시험 성적을 어느 수준까지 올려야 할지가 오리무중이다.

동아일보와 ㈜하늘교육은 청심국제중 1차 서류전형 평가 기준과 합격 안정선을 최초로 조사했다. 2008학년도 청심국제중 1차 서류전형 통과자 400명 중 270명의 포트폴리오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안정권에 들려면 영어공인점수인 토셀(TOSEL Intermediate) 3급 이상, 수학·과학·사회 경시대회 1회 이상 수상, 전교회장, 영재교육원 수료 경력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 참조).

이 분석을 바탕으로 청심국제중의 서류전형 합격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법을 알아보자.

○ 합격 가능성 100% 포트폴리오에 도전하라

청심국제중은 초등학교 내신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학교장 추천만으로 지원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학교 측이 수험생의 재능을 판별할 수 있는 자료를 많이 확보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 영어공인점수, 대회 수상경력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출할 수 있도록 초등 고학년 이후 몇 년간 준비하는 게 좋다.

청심국제중 입시 관리를 맡고 있는 최영균 연구부장에 따르면 1차 서류전형 평가 기준은 크게 5가지다. △영어공인점수 △학업능력(수학·과학·사회 경시대회나 논술·토론대회 등의 수상경력) △예체능능력(수상경력이나 자격증) △지도력(학교 임원) △출결 등 기타 사항(자기소개서나 생활기록부 기록 내용) 등이다.

이 가운데 영어나 학업능력은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배점이 월등히 높다. 지도력이나 봉사활동 경험은 알려진 것에 비해서는 영향력이 적은 편이다. 학교 임원 경력은 너무 흔하다. 봉사활동은 부모가 대신 해 줄 가능성도 있어 절대적인 기준으로는 작용하지 않는다.

청심국제중은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전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기 때문에 영어 실력을 입증하는 영어공인점수가 매우 중요하다. 2008학년도 청심국제중 1차 서류전형 통과자들은 토익 토플 텝스 성적을 제출했지만 올해부턴 이 세 가지 시험 성적은 인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성인 대상 시험이기 때문이다. 이 시험을 제외한 나머지 영어시험 성적은 모두 제출할 수 있는데 최대 2개 시험까지 점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 토셀(TOSEL Intermediate)과 펠트(PELT)가 안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시험으로 꼽히고 있다.

학업능력도 무시할 수 없는 평가 기준이다. 주로 수학·과학·사회 경시대회나 논술·토론대회 수상경력이 인정된다. ‘희소성’과 ‘객관성’을 기준으로 어떤 대회에 참가할지 결정하면 좋다. 남들이 잘 참가하지 않는 대회이면서 교육부·교육청·구청 등 권위 있는 공공기관에서 주최하는 대회라면 입상 시 점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공공 기관이 개최하는 희소한 대회일수록, 등수가 높을수록 점수가 높아진다. 단, 초등학교 1, 2학년 때 수상 경력은 반영되지 않는다. 최 교사는 “사설기관 주최 대회의 수상 경력도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여전한 의외성… 합격자도 합격 이유를 몰라

예체능 경력, 학교 임원 경력, 영재교육원 수료, 모범상 효행상 등 기타 수상경력에도 등수나 등급에 따라 가산점이 주어진다. 공인영어시험 성적이나 대회 수상경력이 없어도 다양한 포트폴리오만으로 최종 합격한 학생도 있다. 청심국제중은 서류전형에서 영어와 학업능력을 중시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청심국제중 최종 합격생 학부모는 자녀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한다.

화려한 수상 경력이나 영어 점수가 없어도 합격한 학생이 있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학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한 기록만 제출했는데 서류전형을 통과해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고 말했다. 영어시험을 한 번도 치르지 않고 영어 학원도 다니지 않은 학생이 합격한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학생이 많은 것은 아니다. 또 영어 실력을 길러놓지 않으면 합격 이후 영어 수업을 따라가느라 애먹기도 한다.

○ 이런 포트폴리오는 피하라

“지원자들이 보낸 자료는 빠짐없이 검토하죠. 서류전형 기준에 안 맞는 자료가 꽤 많습니다. ‘이걸 왜 냈어’ 하며 넘길 때도 있죠. 많은 자료를 준비했지만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학생도 있어요.”(최 교사)

문제를 많이 푼다고 성적이 좋아지는 건 아니듯이 자료의 가짓수가 많다고 좋은 포트폴리오는 아니다. 대회에서 찍은 사진이나 방송 출연 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 지역 신문에 실렸던 자신에 대한 기사 등을 보내는 학생도 있다. 이런 자료는 점수에 반영되지 않는다. 최 교사는 “깔끔하게 가이드라인에 맞춰 자료를 보내는 게 가장 좋다”라고 말했다. 대회 수상 경력을 증명하고 싶으면 상장 사본 한 장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자료를 꾸미느라 애쓸 필요도 없다. 팔각형 상자에 친구가 써준 응원 쪽지를 담아 보내는 학생이나 “청심국제중에 꼭 들어가고 싶습니다”라는 희망을 인형에 녹음해 보낸 학생도 있다. 최 교사는 “정성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면서 “부피가 큰 자료는 처치 곤란한 보관자료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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