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마산 수정만 갈등 법적 분쟁 비화

  • 입력 2008년 5월 1일 06시 28분


경남 마산시 구산면 수정만매립지 23만 m²를 주거용에서 공장용지로 바꾸려는 마산시의 구상이 자꾸 꼬이고 있다.

본보 4월 24일 A16면 보도 ▶ [부산/경남]수정만매립지 사태 악화 조짐

황철곤 시장은 3월 28일 기자회견에서 “직(職)을 걸고 4월 말까지 STX중공업 유치에 대한 행정절차와 민원해결을 마치겠다”고 공언했으나, 원만한 해결은 불가능한 상태다.

공장 입주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매립 목적 변경 승인이 위법이라며 소송을 냈다.

▽잇단 반쪽 설명회=마산시가 4월 29일 오후 구산면사무소에서 개최한 설명회에는 STX 입주를 찬성하는 주민 100여 명이 참석했으나 반대 측은 불참했다.

이날 황 시장은 마산시와 찬성 측 주민, STX 등이 마련 중인 ‘수정지구 일반산업단지 개발 관련 협약서 안’을 공개한 뒤 설명했다. 협약서 안에는 STX 유치에 따른 370가구 이주 보상과 트라피스트수녀원 이전, 마산∼수정마을 관통도로 왕복 4차로 확장 등이 담겨 있다.

STX 관계자도 “환경피해 저감대책을 완벽하게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4월 25일 열린 토론회도 반대 측 주민들이 불참해 반쪽 행사로 끝났다.

▽법적 분쟁 비화=‘STX 대책위원회’ 박석곤 위원장 등은 주민 509명의 서명을 받아 최근 경남도지사를 상대로 ‘수정지구 공유수면 매립지 목적변경 승인처분 무효 확인소송’을 창원지법에 냈다.

주민들은 “준공 인가 후 5년 이내에는 면허 당시의 목적을 바꿀 수 없다”며 “다만 국가사업에 사용하거나 공용 또는 공공목적의 변경은 예외로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준공이 되지 않은 수정만 매립지(현 공정 84%)의 매립 목적을 변경한 것은 당연히 무효”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매립지 목적 변경 승인처분의 집행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반대가 많다” “아니다”=대책위는 “주민 가운데 피선거권이 있는 1004명 중 부재자 등을 뺀 8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5.3%인 604명이 조선업체 유치를 반대했으며, 찬성은 198명”이라고 밝혔다.

반면 마산시는 “대책위 자료는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실제 공장 입주를 찬성하면서도 처지가 난처해 의사표명을 유보한 주민이 많다”고 반박했다.

대책위 박 위원장은 “공해업체의 입주는 어떤 조건으로도 동의할 수 없다”며 “마산시가 일방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놓고 지금은 지역 주민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산시는 “‘환경보전’과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일 뿐만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공장 유치는 필요하다”며 “행정절차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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