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씨 前측근 ‘비자금 명세 적힌 비망록’ 공개

  • 입력 2008년 3월 11일 02시 54분


박철언 전 정무장관의 측근이 박 전 장관의 비자금 명세가 적혀 있다고 주장하는 비망록을 공개했다고 뉴시스가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4 용지에 작성된 비망록에는 1996년부터 2000년까지 60여 명의 이름과 함께 예금 형태, 계좌 개설 및 만기일, 통장번호, 금액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계좌 명의는 대부분 박 전 장관에게 고소를 당한 서울 모 대학 K(47·여) 교수와 K 교수의 가족, 전 은행지점장 서모(67) 씨, 박 전 장관의 처가 식구였다.

비망록에 따르면 정기예금이 많았고 만기가 되면 기한을 연장하거나 다른 명의로 새 통장을 개설했다.

통장은 대부분 1998년부터 2000년에 개설됐다. 자금 규모는 적게는 3000만 원부터 많게는 19억1000여만 원으로 서울과 경기 지역 10여 개 은행에 분산돼 있었다.

자금 총액은 만기가 돼 기한이 연장되거나 재개설된 계좌의 중복 금액을 포함하면 66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뉴시스는 보도했다.

비망록을 공개한 박 전 장관의 측근은 “박 전 장관이 직접 작성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전 장관 측은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비자금 660억 원은 터무니없는 말이다. 명세에는 최초 원금을 적은 뒤 원금에 이자가 더해진 총액을 다시 적는 방법이라 660억 원에 달한다는 말은 이를 단순 중복 계산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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