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병원 드러눕고 보자? 車사고 피해자 입원비율 日의 9배

  • 입력 2007년 11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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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사고 피해자 70% 보험금 받기전 입원

손보협, ‘나이롱환자’ 분석

자동차 사고로 다쳐 보험사로부터 치료비를 받은 10명 중 약 7명은 사고 직후 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차량 사고 피해자 중 경상(輕傷)환자가 90%를 넘고 일본의 경우 입원율이 10% 미만인 점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입원율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아일보가 9일 입수한 손해보험협회의 ‘교통사고 피해자 입원 실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5년 4월∼2006년 3월 차 사고로 보험에서 치료비가 지급된 102만7056명 가운데 치료비를 받기 전에 입원한 사람은 72만6869명(70.8%)이었다.

분석 결과 전체 자동차 사고 피해자의 95.8%는 상해등급 8급 이하인 경상환자였지만 사고 직후 입원한 사람의 비율은 2001년 이후 매년 70%를 넘고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차 사고를 당한 뒤 치료비를 받기 전 입원한 사람의 비율이 2001년 4월∼2002년 3월 10.2%에서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2005년 4월∼2006년 3월에는 7.9%까지 떨어져 같은 기간 한국 내 입원비율(70.8%)의 9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입원을 해야 자동차 보험금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심리가 우리 사회에 적지 않게 퍼져 있는 것 같다”면서 “상해 정도가 경미한데도 입원한 ‘나이롱환자’에 대해서는 일본처럼 입원 일수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 보험금을 염두에 둔 불필요한 입원이 많다는 점은 자동차보험 적용 환자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적용 환자의 입원비율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목뼈 근육 및 인대손상을 치료한 사람 가운데 일반 건강보험 환자는 1.8%만 입원한 반면 차 보험 적용 환자는 75.0%가 입원했다.

일부 영세한 병의원이 수입을 늘리기 위해 입원환자를 지나치게 많이 받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2005년 4월∼2006년 3월 자동차 사고로 병원을 찾은 사람 가운데 종합병원을 찾은 사람의 입원비율은 58.2%인 반면 지역 의원을 찾은 사람의 입원비율은 74.3%였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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