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무인도 염소 ‘완전퇴출 작전’

  • 입력 2007년 11월 5일 0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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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무인도에 방목된 염소를 잡아라.’

상위 먹이사슬이 형성되지 않은 무인도에 염소가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해 야생 동식물의 서식 환경을 훼손하자 당국이 섬의 자연생태계 복원을 위해 염소를 잡아들이기로 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는 2010년까지 신안군 흑산면 등지의 무인도에 방목된 염소를 없애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대상지역은 신안군 비금면 우세도, 도초면 석황도, 진도군 조도면 납태기도 백야도 행금도 등 50여 곳으로 현재 800여 마리의 염소가 이곳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염소는 천적이 없는 상태에서 봄철에 새싹을 먹어 치우고 겨울철에는 식물뿌리와 나무껍질까지 갉아 먹으면서 섬 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염소 분비물이 지하수와 토양을 오염시키고 메탄과 암모니아 가스를 방출하는 등 2차적인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서부사무소는 5월 자치단체와 경찰, 주민대표 등으로 ‘국립공원 방목가축 포획협의회’를 구성하고 포획견과 인력을 투입해 1차로 신안군 도초면 석황도에서 염소 13마리를 생포해 주인에게 인계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신안군 흑산면사무소, 목포경찰서 흑산파출소, 해양경찰 흑산파출소, 야생동물보호협회, 주민 등이 흑산면 가도에서 염소 2마리를 포획했다.

서부사무소는 내년에 방목 염소 70∼80마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흑산면 상죽도와 진도 백야도 병풍도 등지서 대대적인 염소 퇴출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김용무 서부사무소장은 “수달과 흑비둘기 등 천연기념물이 서식해 생태가치가 높은 무인도부터 차례로 염소를 없애고 훼손된 상록활엽수림도 복원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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