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중학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7년 10월 1일 03시 01분


코멘트
◎ 논제

정보화의 개방성이 직접민주주의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해 보고, 미래 사회의 바람직한 민주주의의 모습은 무엇인지 글 (가), (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논술하시오.(600자 내외)

■ 학생글

이은정·충남 아산시 온양여자중학교 3학년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방을 펼친 것은 TV, 신문, 인터넷 등으로 퍼져 나가면서 대다수 국민이 아는 일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두 후보가 한 말들과 행동은 국민에게 그 후보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다양한 매체가 생겨나고 사회가 정보화될수록 정보의 확산은 빨라진다. 그리고 정보의 발전 속도와 같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사람 역시 스스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수와 속도가 빨라진다. 글(가)와 같이 정보화의 개방은 민주주의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정보가 빨리 확산되고 그에 따른 다양한 선택이 많아지며, 또한 개인의 생각과 가치관이 포함된 의견을 내놓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란 국민을 위한 정치이고 국민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민의 정치 참여는 곧 민주주의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만약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정보화를 활용한다면 국민 자신이 의견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손쉽게 민주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문제점이 생겨날 수 있겠지만, 국민이 민주시민의 자질을 갖추고 정부가 함께 돕는다면 머지않아 국민의 정치참여율이 높아지고 이를 잘 활용해 우리가 원하는 바람직한 민주사회의 모습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이윤희·충남 금산군 금산여자중학교 3학년

지금 현대 사회는 옛날과 견주어 볼 수 없을 만큼 발전했다. 제3의 물결로 정보사회에 있는 우리는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다. 즉 글 (가)에서 보듯 인터넷으로 너무나도 많은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 자체로도 편리해진 것이다. 이렇게 사회가 변하고 발전하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변할까?

민주주의는 국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출하고 집단을 이뤄 영향력을 더 크게 하기도 한다. 대표자를 뽑기 위해 투표를 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몇 년 후면 인터넷으로 하는 사회가 될지도 모른다. 투표를 하기 위해 직접 가는 것보단 집에서 마우스만 클릭한다면 더욱 손쉽게 투표가 될 것이고 시민단체들의 활동이 인터넷상에서 글을 올리며 의사 표현을 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인터넷으로 그 의견들을 보며 나라를 조정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점도 있듯이 문제점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익명성과 악플이다. 자신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치를 비판하고 욕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인터넷 법을 규정해 인터넷의 자유가 더 사라질 수도 있다. 민주주의의 바람직한 모습이란 발전하는 사회를 악용하지 말고 건전하고 모두가 이익이 될 수 있게 행동하는 방법이 최우선일 것이다.

■ 총평

독자에게 되묻기보다 자기주장 명확히 해야

정보화 시대의 도래는 인간의 삶에 여러 변화를 일으켰다. 무엇보다 대량의 정보가 오고 가기 때문에 인간은 항상 어떤 정보를 취사선택할지 고민하게 됐다. 이런 선택의 결과는 다시 긍정적·부정적으로 논의된다. 지금까지 겉으로 드러나지 못했거나 위장됐던 정치 문제도 정보화의 물결을 타고 국민에게 보다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변화 속에서 오히려 이를 이용하여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는 현상도 일어난다.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민을 정치적으로 선동하거나 정보 공유라는 측면에서 국민을 역감시 또는 통제하는 문제다. 이로 인해 국민은 겉으로는 자유롭게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듯하나 이면에서는 철저하게 감시·통제받게 되는 것이다. 즉 허울만 민주주의지 공산주의보다도 못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논제는 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대해 묻고 있다. 개인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정보가 공유되고 산재되어 있는 이 시대에 ‘민주주의의 기본’인 국민은 어떻게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지 묻는 것이다.

정보의 내용과 양이 풍부해지면서 국민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게 되자 민주주의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인터넷, 대중매체 등의 활용을 통한 정치 활동은 다수의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여 바르고 깨끗한 정치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정보의 공유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았을 때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기가 어려워졌고, 특정 권력기관이 정보를 독점할 수 있는 등 위험요소도 생겨났다. 이번 논제를 통해 다수의 학생들이 정보화와 민주주의의 상관관계를 정확하게 정리해 주었다. 학생들은 다양한 방식의 정보 공유를 통해, 또는 인터넷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중요한 변화이며, 정치적 관심이 높아질수록 성숙한 민주시민의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미래사회의 바람직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제시하는 데 있어 독자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 주장인지는 미지수다. 이번 논제처럼 어떤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하는 글에서는 독자들에게 효용적인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때는 논자가 주장하는 내용을 얼마나 타당하고, 유기적으로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 만약 막연한 주장을 나열하거나 논자 자신도 확신할 수 없는 내용을 전달한다면, 신뢰성뿐만 아니라 효용적 가치도 떨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은정 학생의 글은 국민들의 정치 참여가 곧 민주주의 발전과 직결된다는 기본 구도 아래 정보화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정보화에 따른 민주주의의 발전 가능성을 유기적으로 잘 제시하는 등 주장의 전달이 깔끔하고, 명확했다.

그러나 논제를 해결하는 접근방식에 있어 하나의 입장을 명확하게 정했으면 한다. 정보화의 장점을 부각시켜 민주주의의 발전을 모색하든지, 정보화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이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든지 어느 하나의 기준에서 글을 전개했으면 한다. 그렇게 하면 논자의 주장이 더 강력해지고 글의 타당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윤희 학생의 글은 정보화로 인한 편리함이 국민의 정치 참여를 더 활성화시킬 수 있음을 제시하면서, 미래에는 누구나 손쉽게 투표를 하고 국가 정부의 일에 동참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보화에 따른 부정적 측면도 제시해서 독자들이 정보화의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600자 정도의 짧은 글을 쓸 때는 서론의 문제제기에서 독자에게 되묻는 방식보다 자신이 논하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이 설득력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김재필 LC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다음논제 써서 보내요

글 (가), (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경제발전의 효율성과 형평성에 대해 논한 뒤,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추구를 위해서는 어떤 경제정책을 펼쳐야 할지 논술하시오.(600자 내외)

■ 제시문

(가) 1963년 10월 15일에 실시된 총선거에서 박정희는 야당 후보인 윤보선을 15만 표의 근소한 차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민주공화당이 승리했다. 이어 민정으로 정권을 넘기는 형식적인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제3공화국이 시작되었다.

박정희 정권은 자립 경제와 조국 근대화를 외치면서 경제 개발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내걸었다. 그리고 경제 건설을 추진할 기구로 경제기획원을 설치하고, ‘제1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에 들어갔다. 그러나 경제 기반이 취약했으므로 경제 개발에 들어가는 재원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았다. 박정희는 이 문제를 외국에서 자본을 들여오는 것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재정 차관은 물론 상업 차관을 들여오고, 외국인 투자도 끌어들였다. 그리고 외국 기술도 도입했다. 이에 따라 경제 개발 전략도 외국의 자본과 자재·기술을 도입하고 국내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여 가공한 상품을 외국 시장에 내다 파는 ‘수출 주도형’ 공업화 전략이 채택되었다. (중략)

그렇지만 부작용도 많았다. 자본과 원료를 거의 외국에 의존하는 소비재 중심의 공업 정책을 실시하다 보니, 한국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점차 높아졌다. 대외 지불 수단인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수출 제일주의를 내세웠고, 이에 따라 수출이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외화 가득률은 떨어져 국제 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1961년에 2억7000만 달러였던 무역 적자는 1967년에 5억7000만 달러, 1971년에는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서도 기업은 엄청나게 성장했다. 정부에서는 외국 자본을 도입하여 수출 산업에 진출한 기업에 재정·금융·조세 등의 측면에서 파격적인 특혜를 주었다. 게다가 정부에서 저임금과 저곡가 정책을 유지하고, 노동운동까지 단속해 줌으로써 수출 기업들은 짧은 기간에 거대한 재벌로 성장하게 되었다. 반면, 농업은 전반적으로 하락과 침체를 면치 못했다. 정부는 곡물 가격을 떨어뜨리는 저곡가 정책을 쓰면서, 곡물 가격을 조절하기 위해 많은 양의 농산물을 미국에서 수입했다. 그러니 농업은 발이 묶여 성장할 수가 없었다. 또한 도시와 농촌 간 경제 성장의 차이는 그만큼 소득의 격차를 가져왔고 농촌 경제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이 결과 농민들이 농촌을 떠나는 이농 현상이 급속히 나타났다. 엄청난 농촌 인구가 도시로 흘러들었고, 그들은 저임금의 산업 노동자로 흡수되거나 도시 빈민으로 전락했다.[이야기 한국역사 13권]

(나) 현대 사회에서는 소득불균형으로 인한 빈부 격차, 환경오염 등과 같은 문제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또한 시장 경제에 참여하는 경제주체들이 과도하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에 따라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비효율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에 대한 배려, 즉 공동체 의식을 가질 때 해결될 수 있다.

공동체 의식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개별 경제주체들이 자신의 경제 행위에 대하여 사회적인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계는 지나친 소비를 자제하되 건전한 소비와 저축을 늘리고, 기업은 합리적인 생산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정부도 가계나 기업의 합리적인 경제 활동을 장려하고, 불합리한 행위에 대해서는 적절한 제재를 해야 한다. 또한 각 개별 경제주체들에게 지속적인 경제 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소비, 생산, 분배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기르고 합리적인 경제 행위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공동체 의식이 뒷받침될 때 진정한 시장 경제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복지 사회 실현을 앞당길 수 있다.[중 3 사회 91쪽]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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