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한국 마당극으로 육상 축제 알려야죠”

  • 입력 2007년 8월 31일 07시 02분


“지역의 동료 연극인들은 제가 ‘사고’를 쳤다고 해요. 허허…. ‘무모한 일 아니냐’며 걱정하는 분들도 있지만 공연을 격려하고 후원하겠다는 분이 많아 든든합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를 위해 지역 연극배우들과 팀을 구성해 마당극 세계 순회공연에 나서는 김태석(48) 대구연극협회장은 30일 “후배 연극배우들이 개런티도 없이 열정과 사명감을 갖고 기꺼이 동참해 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지역 극단 ‘예전’ 단원 등과 함께 9월부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한 순회공연에 나선다.

이들이 준비한 작품은 전통 마당극인 ‘풍동전(風童傳)’.

풍동전은 경북 고령지역의 장승 설화를 소재로 장터를 떠돌아다니는 상인들의 애환과 삶을 다룬 창작극. 전통 노래와 춤, 사물놀이, 연극 등이 어우러진 마당놀이로 언제 어디서나 공연이 가능하다.

그가 아이디어를 낸 이 순회공연은 9월 1일부터 4일 동안 현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에서 시작된다.

김 회장 등 20명으로 구성된 공연단은 1일 대구를 출발해 이날 오후 일본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오사카 시내로 이동한 후 모두 자전거를 타고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거리 홍보를 할 계획이다.

이들은 공연장에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알리는 전단과 기념품 등을 일본 주민들에게 나눠 줄 예정. 이들은 오사카 거리와 공원 등에서 풍동전의 하이라이트를 선보이는 비공식 공연을 포함해 총 6회에 걸쳐 공연을 할 방침이다.

이들은 또 귀국 후 준비작업을 거쳐 내년부터 2011년까지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유럽 등의 개최 도시와 세계 주요 도시 등을 돌며 본격적으로 공연을 한다는 것.

김 회장은 “약 4년간 10회에 걸쳐 40∼50개국을 찾아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홍보하는 전통 마당극을 선보일 것”이라며 “경비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노력하면 이 문제도 쉽게 풀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일본 공연도 한 재일동포가 자신의 집에서 저렴하게 민박을 하도록 배려해 경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며 “세계 순회공연에 드는 경비 7억 원 중 절반가량은 대회조직위에서 지원받고 나머지는 후원자 등을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의 연극전용 소극장인 예전아트홀 대표이기도 한 그는 고교시절부터 연극에 빠져 30여 년간 지역에서 연극배우와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