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논술 모의고사, 교과서에 있는 지문-논제 많이 나와

  • 입력 2007년 2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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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대가 실시한 2008학년도 모의논술고사에서 처음으로 ‘오픈 북’이 허용됐다. 시험에 앞서 예비 고3 수험생들이 책을 뒤적이며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22일 서울대가 실시한 2008학년도 모의논술고사에서 처음으로 ‘오픈 북’이 허용됐다. 시험에 앞서 예비 고3 수험생들이 책을 뒤적이며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서울대가 22일 실시한 2008학년도 모의논술고사에서는 고교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있는 낯익은 지문이나 주제가 많이 출제됐다.

서울대는 학교에서 추천받은 예비 고3 198명(인문계 101명, 자연계 97명)을 대상으로 이날 관악캠퍼스와 부산 국제고, 광주 서석고, 제주 대기고에서 모의논술을 실시했다.

▽어떤 문제 나왔나=2008학년도에 처음 실시되는 자연계열 논술의 경우 4개 문항에 각각 3, 4개의 논제가 주어졌다.

수리영역 행렬에 관한 이해를 묻는 문항, 촉매와 생물의 소화효소 역할을 연관시켜 통합적 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 고추와 후추의 매운맛의 화학적 특성과 생물의 진화를 연관시킨 문항 등이 출제됐다.

총 7개의 제시문 가운데 3개의 제시문이 고교 공통과학, 물리, 지구과학 교과서에서 발췌됐다. 창의성보다는 수학 및 과학 원리의 정확한 이해와 일상생활에의 적용 능력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강화됐다.

인문계열은 (가)형과 (나)형으로 나눠 (가)형은 3문항을, (나)형은 4문항을 준 뒤 문항마다 1∼3개의 논제를 제시했다.

성삼문의 ‘절명시(絶命詩)’를 제시한 뒤 삶과 죽음 및 사후 세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작성하게 하는 문항, 정보화 사회의 이상적인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방안을 묻는 문항 등이 나왔다.

일상생활의 수리적 판단 오류를 꼬집는 지문을 제시한 뒤 이를 수리적 측면에서 비판하게 하는 문제도 출제됐다. 계산이 필요하진 않지만 수리영역의 조건부 확률에 대한 정의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라는 분석이다.

▽고교과정, 교과서 활용 늘었다=지난 1, 2차 예시 문항의 출제 방향 및 유형은 비교적 그대로 유지됐지만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고교 교과서 활용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진 점이 특징이다.

서울대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정상적 고교 과정을 거치면 충분히 풀 수 있는 수준”이라며 “4문항 중 2문항 이상은 교과서 지문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교과 친밀도가 높은 제시문과 논제가 주로 출제돼 수험생들도 비교적 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문계열에 응시한 배진수(17·서울 선덕고 2년) 군은 “평소 학교에서 풀어 본 논술 문제보다 쉬웠다”고 말했고, 자연계열에 응시한 장현빈(18·경기 가평고 2년) 군은 “어렵진 않았으나 일일이 문제 풀이를 글로 써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했다”고 답했다.

▽서울대 ‘오픈 북(Open Book)’ 시도=서울대는 이번 모의논술에서 자연계열에 한해 ‘오픈 북’ 방식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50여 명의 응시자는 5권 이내의 교과서를 지참해 시험에 참고했다.

김 본부장은 “‘오픈 북’ 도입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오픈 북’ 허용 그룹과 기존 시험 방식을 유지한 그룹으로 나눠서 시험을 치르게 했다”며 “수험생의 반응 등을 고려해 정식 도입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3월에 채점 결과 분석과 채점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세대도 23∼26일 인터넷을 통해 다면사고형 논술 모의고사를 실시한다.

서울대 모의논술 문제 전문은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볼 수 있다.

서울대 2008학년도 모의논술 문항(인문계열)

서울대 2008학년도 모의논술 문항(자연계열)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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