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청호 빙어잡이 당분간 참으세요

  • 입력 2006년 12월 25일 0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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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대청호의 겨울철 별미인 빙어(일명 공어) 맛을 올해는 보기 어렵게 됐다.

충북 옥천군과 대청호 영어조합은 24일 “대청호의 새로운 소득 어종으로 떠오른 은어를 보호하기 위해 올해 빙어잡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청호와 인접한 금강어업계도 은어가 자라는 데 지장이 없도록 빙어잡이를 가급적 하지 않을 계획이다.

1982년 충북 제천시 의림지의 빙어 수정란을 옮겨다 번식시킨 이곳 빙어는 해마다 12월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20여 t씩 잡혔다.

그러나 몇 해 전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새끼 빙어가 떼죽음을 당하면서 어획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여기에다 3년 전부터 대청호 상류인 금강과 지천 등에서 고급 어종인 은어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빙어잡이는 시들해졌다.

이 일대가 은어 서식지가 된 것은 바다로 갔다가 자신이 태어났던 하천으로 돌아오는 회귀성이 있는 은어가 물길이 막혀 바다로 나가지 못하면서 내수면에서만 생활하는 형태로 생태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충북도내수면연구소는 1997년 옥천군 청성면 대청호에 은어 수정란 300만 개를 풀었고, 이 중 일부가 살아남은 뒤 금강 유역에 정착했다. 수정란에서 부화된 치어는 12월 초 대청호에서 겨울을 지낸 뒤 이듬해 봄 금강으로 거슬러 올라온다.

이 은어들이 2004년부터 대청호와 금강 유역에서 조금씩 잡히기 시작하더니 지난해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충북도와 옥천군은 이 일대를 전국 최대 은어 특산단지로 만들기 위해 2009년까지 해마다 인공수정란 230만 개와 새끼 은어 23만 마리를 방류하는 계획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옥천군 관계자는 “어민들이 고수익이 기대되는 은어를 선호해 당분간 은어 증식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겨울철 빙어잡이 중단으로 은어 보호와 증식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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