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끝났다고 찢지 마세요”… 수험표는 할인티켓

  • 입력 2006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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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스트레스, 문화활동으로 풀어보세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닷새 앞두고 공연계와 영화계는 수능 이후 쏟아질 학생 관객을 겨냥해 각종 이벤트를 마련했다.

영화사들은 수능시험일(16일)에 맞춰 영화를 개봉하는 한편 상영등급도 ‘15세 이상’으로 낮추는 등 수험생 관객 몰이에 나섰다. 멀티플렉스 영화관들도 ‘대학 입학금’을 경품으로 내건 이벤트 등을 마련했다.

공연계도 수험생에 한해 뮤지컬 티켓 가격을 70%까지 깎아 주는 각종 할인 이벤트를 내놨다. 또 학교 등교시간에 맞춰 ‘오전 9시 뮤지컬 공연’까지 등장하는 등 학생 단체 관객을 잡기 위한 ‘특공(특별공연)’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수험표와 신분증을 꼭 가져 가야 하며 공연에 따라 현장 판매에만 한정하는 경우가 있으니 미리 전화로 문의하고 가는 게 좋다.

○ 영화 ‘해바라기’ 수능 당일 택시 서비스

수능시험일에 개봉하는 영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는 섹시한 여자 교생이 미션 스쿨에 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미스터리 섹스 코미디. 배경 자체가 고등학교지만 야한 장면 때문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에서 처음엔 ‘18세 이상 관람가’를 받았다가 부랴부랴 일부 장면을 잘라낸 뒤 재심의에서 ‘15세 관람가’에 맞췄다.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에선 여성 속옷과 영화 예매권을 묶은 ‘스페셜 수능 패키지’를 내놨다.

수능일에 맞춰 개봉하는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수험생을 위해 고교 앞에서 ‘수능 티슈’(‘잘 풀라’는 의미)를 나눠 주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23일 개봉하는 영화 ‘해바라기’는 수험생을 위한 ‘희망 택시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 택시를 타야 하는 이유를 인터넷(cizle.nate.com)에 남기면 그중 25명을 뽑아 수능시험날 아침에 시험장까지 모범택시로 데려다 준다.

12월 7일 개봉하는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고3이지만 괜찮아’라는 이벤트를 연다. 13∼16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파이’(pie.daum.net)를 통해 신청하면 그 학급 전체를 박찬욱 감독과 주연 배우 비, 임수정을 볼 수 있는 특별시사회에 초청한다.

멀티플렉스도 각종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롯데시네마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수험생의 사연을 접수해 그중 5명에게 총 1000만 원의 대학 입학 장학금을 지원한다. 메가박스는 ‘100% 당첨 경품쿠폰’을 제공하며 프리머스 시네마도 대학 입학금과 DV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등 경품 행사를 벌인다. CGV는 수능일부터 주말까지 CGV에서 영화를 관람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100만 원 상당의 피부미용실 이용권 등 다양한 경품 이벤트를 마련했다.

○ 뮤지컬 ‘듀엣’ 70%까지 파격 할인

소극장 뮤지컬 ‘듀엣’은 예비 07학번을 위해 수능 당일 공연의 경우 티켓 가격을 70% 깎아 주는 ‘파격 할인’을 한다. 뮤지컬 ‘컨페션’도 수능 당일 공연을 50% 깎아 주는 한편 곧 20대가 될 수험생을 겨냥해 자기계발서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를 선착순 100명에게 나눠 준다. 연극 ‘살인교습’은 티켓 두 장을 1만 원에 판매(60% 할인)한다. 연극 ‘자객열전’은 수능 당일 수험생에 한해 8000원 균일가를 책정했다.

또 학생 단체를 겨냥한 ‘특공’도 쏟아진다. 사실상 학사 일정을 끝낸 학교들이 수업을 공연 관람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오현실 이다 엔터테인먼트 실장은 “해마다 이맘때부터 12월 겨울방학 전까지가 공연계에서는 최대 ‘학생 대목’인 동시에 ‘특공의 계절’”이라며 “공연기획자들이 11월 초부터 특공 유치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24일부터 뮤지컬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를 공연하는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의 경우 현재까지 학생 단체 특공을 무려 40건이나 유치했다. 극장 용의 신현길 공연기획팀장은 “보통 특공이 오전 11시에 이뤄지는 것과 달리 학교 수업시간에 맞춰 파격적으로 오전 9시 특공을 만든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용 측은 밤늦게까지 공연을 하는 배우들은 오전에는 목소리가 잠겨 노래를 하기 힘든 만큼 아예 특공을 위해 오전에만 공연하는 팀까지 별도로 꾸렸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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