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송아지 장학금’ 교육 버팀목으로…

  • 입력 2006년 11월 10일 0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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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장학금’을 아십니까.

1970, 80년대 아산지역을 비롯해 충남권에 널리 알려졌던 ‘송아지 장학금’의 주인공 아산학원 이태섭(80) 이사장이 7일 순천향대에서 명예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고교에 몸담고 있는 교육자가 명예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송아지 장학금은 집안 살림이 어려워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할 학생에게 송아지 1마리를 준 뒤 3년 동안 키워 어미 소가 되면 내다 팔아 학자금으로 쓰도록 한 것.

육군 대령이었던 그는 1970년 퇴역한 뒤 충남지사와 국회의원을 지낸 이영진 옹의 요청을 받고 아산중 운영을 맡았다. 그 뒤 2년 만에 아산고까지 설립한 그는 배움의 열정을 버려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 이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

당시 한 마리에 20만∼30만 원 하던 송아지를 장학금으로 받은 학생은 매년 5명 정도. 이 장학금은 1980년대 중반까지 이어지면서 충남권의 유명한 일화가 됐다.

그는 ‘송아지 장학금’ 대신 1988년 ‘태경장학재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1200명의 학생에게 4억7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그동안 아산중고를 통해 배출된 인재는 3만여 명.

그는 중국과 일본, 대만 등의 유명 고등학교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학생들의 시야를 넓히는 데에도 힘썼다.

이 이사장은 “교육은 공부를 잘하지는 못해도 가능성이 있는 사람, 학문에 열의를 갖고 있는 학생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자신의 교육철학을 피력했다.

순천향대 서교일 총장은 “40여 년에 걸친 이 이사장의 교육에 대한 헌신이 바로 지역발전을 이끄는 견인차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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