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관 후보자 “질서 뒤엎는 게 개혁은 아니다”

  • 입력 2005년 2월 22일 23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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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관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양승태 대법관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양승태(梁承泰) 대법관 후보자는 22일 사형제와 간통제 폐지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양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특위에 출석해 “개인적으로 사형제가 폐지됐으면 좋겠으나, 국민 다수가 찬성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헌법재판소는 간통죄가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입법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간통죄가) 현재 큰 타당성이 없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 후보자는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 문제에 대해 “사면권이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사면권을 너무 자주 광범위하게 행사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 후보자는 또 열린우리당 최용규(崔龍圭) 의원이 입법을 추진 중인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환수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양 후보자는 법원의 개혁 문제를 놓고 “기존의 질서를 뒤엎고 전혀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게 개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법원이 너무 보수적이라는 지적이 많으나, 법의 속성이 너무 자주 변화하면 사회의 안정이 파괴되므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특위 위원 다수는 이날 청문회를 통해 양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인사청문특위는 23일 양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적합하다는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양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동의안도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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