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백혈병 투병 황인선씨, 뇌성마비복지회에 500만원 성금

  • 입력 2004년 8월 15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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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환자가 자신보다 처지가 어려운 뇌성마비장애인들을 위해 500만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황인선씨(53·건축업·사진)로 이달 2일 사무실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결과 중병인 급성백혈병이었다.

황씨와 부인 손복희씨(50)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5년 전 잃은 터여서 충격은 더욱 컸다.

대학생이던 황씨의 아들은 5년 전 학교 선후배들과 물놀이를 갔다가 물에 빠진 후배를 건져내고 정작 자신은 힘이 빠져 익사했다. 그 후 황씨 부부는 가슴에 묻은 자식을 달래려는 듯 딸과 함께 매일 아침 골목길 청소에서부터 주말 자연보호 캠페인과 불우이웃돕기 성금 기탁 등 각종 봉사활동을 열심히 해 왔다.

급성백혈병은 고액의 치료비가 꾸준히 필요한 난치병. 대전성모병원에 입원 중인 황씨는 1차 항암치료에 들어가는 다음 달부터는 한 달에 2000만∼4000만원의 치료비가 든다. 그런 황씨가 갑자기 한국뇌성마비복지회에 500만원을 기탁한 것.

부인 손복희씨(50)는 “남편이 백혈병동에 입원한 뒤 ‘우리보다 더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환자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마지막으로 그들을 돕고 싶다’고 말해 성금을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금을 전해 받은 복지회 최명숙씨는 “너무나도 미안하지만 받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라며 “고액의 치료비가 드는 난치병 환자들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이 참으로 서글프다”고 말했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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