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없어졌으면…” 중학생 21명 1박2일 경찰체험

  • 입력 2004년 8월 5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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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아 ‘중학생 방범순찰대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한 학생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주택가에서 경찰들과 함께 방범순찰을 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방학을 맞아 ‘중학생 방범순찰대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한 학생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주택가에서 경찰들과 함께 방범순찰을 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이학만이 빨리 잡혀 의경 형들이 쉬었으면 좋겠어요.” “경찰 분들이 이렇게 힘든 일을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보상도 별로 없다고 들어서 더 안타깝습니다.”

4일 서울 수서경찰서에서는 ‘중학생 방범순찰대 체험’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경찰서 관내 중학생들이 1박2일 동안 전의경들과 함께 방범 순찰과 검문 등 경찰 업무를 실제로 체험해보는 프로그램.

이날 프로그램에 참가한 서울 중동중 2학년생 21명은 오전 9시 입소식을 하고 오후에는 실제 절도사건이 빈번한 관내 주택가 골목을 집중 순찰하며 주민들에게 경찰관 살해범 수사 협조를 요청하는 등 현역 의경과 똑같은 일정을 소화했다.

또 저녁시간에는 청소, 설거지 등 점호 준비를 마치고 밤늦게까지 야간 방범순찰도 돌았다.

이날 참가한 이종익군(14)은 “친척 한 분이 경찰관인데 명절에도 잘 못 뵈었다”며 “실제 해보니까 그 어려움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색적인 프로그램은 이 경찰서 방범순찰대장인 김태완 경감(40)이 창안한 것.

김 경감은 지난해 겨울 초등학교 5학년생 자녀를 둔 한 주민으로부터 “자녀들에게 경찰 업무를 분담시켜 힘든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보게 하자”는 제안을 받고 관내 초등학교에 행사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돌려 큰 호응을 받았다.

당시 30여명의 초등학생들에게 경찰 업무 체험 기회를 제공한 김 경감이 이번 방학에는 관내 중학생들을 이 행사에 초청한 것.

김 경감은 “청소년들에게 사회 질서에 대한 감각과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데 더 없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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