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괴질 ‘이타이病’ 판정 논란

  • 입력 2004년 6월 7일 18시 44분


환경부는 7일 경남 고성군 삼산면 폐광 주변 마을의 ‘이타이이타이병’ 의심 환자와 관련해 “이들의 증상이 이타이이타이병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타이이타이병 판정 기준이 명확치 않아 앞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곽결호(郭決鎬) 환경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국립환경연구원과 의학전문가 등이 1차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환자들의 증상이 이타이이타이병과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립환경연구원 김대선(金大善) 환경역학과장은 “이 병이 이타이이타이병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 과장은 △골절 증상 환자가 없고 △70, 80대 노인들이 실제 노동하면서 생계를 꾸리는 등 증상이 심하지 않으며 △신장 기능 이상 여부를 나타내는 수치가 정상이라는 점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환자 6명의 혈중 카드뮴 농도가 일반인 기준치 2ppb(10억분의 1·노동부 기준)를 초과하는 2.51∼6.64ppb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해 김 과장은 “정상인도 혈중 카드뮴 농도가 노동부 기준치를 넘을 수 있어 이를 판정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이타이이타이병인지를 판정하는 혈중 카드뮴 농도, 신장 기능 측정치 등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이타이이타이병 판정 기준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녹색대안국장은 “이타이이타이병의 기준이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환경부의 ‘이타이이타이병일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은 문제의 심각성을 축소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와 별도로 8일 조사단을 고성에 파견해 추가 역학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타이이타이병은 1956, 57년 일본 후지야마(藤山)현 근처 일부 폐광지역에서 발생한 만성 카드뮴 중독에 의한 공해병이다. 농작물과 식수를 통해 몸속에 들어간 카드뮴이 몸안에 쌓이면 신장 장애가 발생하고 뼈가 부서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의 고통이 워낙 심해 ‘이타이이타이’(일본말로 ‘아프다 아프다’라는 뜻)병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