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업24시/남동공단서 목재가공 선진기업(주)

  • 입력 2003년 11월 18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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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 지향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세계에서 한국처럼 규모가 큰 가구공장을 구경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문짝제조 등 목재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선진기업㈜의 박장근 사장(48)은 20년가량 유지했던 ‘공격형’ 경영기법을 외환위기 이후 바꿨다.

경기와 충북 등에 있던 3개 공장을 폐쇄하는 대신 남동공단에 있는 공장 부지를 600평에서 1000평으로 늘려 통합했다. 또 본사 공장 종업원을 50여명에서 37명으로 줄이고 제품도 특화했다.

개항 이후 성냥공장 등으로 목재업이 꾸준히 발달해온 인천에는 목재공장 800여개가 몰려 있다. 목재업 비중이 전국에서 70% 이상 차지하는 인천에서 선진기업은 중소업체에 불과하다.

인천에는 보르네오, 동서가구, 삼익가구, 우아미가구 등 대기업에 속하는 가구업체가 11개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박 사장은 목재업계에서 잘 알려져 있다.

유명 가구업체들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부분 부도나 법정관리 등으로 아픔을 겪었지만 그는 내실 경영으로 이겨냈다.

“1980년 초 경인전철 송내역 주변과 부천 상동신도시에는 영세 가구공장만 130여개 이상 있었어요. 당시 송내역 인근 부평구 일신동에서 선진기업을 차린 뒤 성장을 거듭하다 외환위기를 맞았죠.”

박 사장은 여러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상품 특화로 이런 위기를 넘겼다. 가공품을 붙박이장, 싱크대, 신발장 등으로 한정하는 한편 유명가구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문짝을 주로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는 종업원 관리에 남다른 노하우를 갖고 있다.

박 사장은 인천여자기계공고와 춘천기계공고에서 원하는 만큼 실습생을 받은 뒤 1년 정도 공장에서 일을 시켜 숙련공으로 키워내고 있다.

이 회사에서 실습한 학생을 직원으로 채용하거나 다른 공장에 소개해 인력난 해소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는 “직원 복지를 위해 기숙사, 방진시설 등을 갖추고 있고 공장에서 실습한 실업계 고교 예비 졸업생에게 100% 취직을 보장하고 있다”며 “이런 노하우 때문인지 외국인 근로자 2명을 제외하면 종업원이 모두 내국인”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과 회사 간부들은 세계적 추세를 파악하고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유럽과 중국 등에서 열리는 건축박람회를 대부분 참관하고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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