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대통령주치의 놓고 서울대-연세대 자존심 대결

  • 입력 2003년 1월 29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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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어의(御醫)’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의 주치의 자리를 놓고 서울대와 연세대가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통령 주치의는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장관 이상의 권위를 갖는 의료계의 상징적인 자리다.

서울대측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주치의 자리를 사상 처음으로 다른 대학에 빼앗겨 이번엔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연세대는 내과 허갑범(許甲範·현재 개업) 교수가 김 대통령의 주치의를 맡았던 것을 계기로 연거푸 주치의를 배출해 학교의 입지를 명확히 다지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학교측이 민주당 김모 의원을 통해 내과 송인성(宋仁誠) 교수 등을 주치의로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위와 대장질환 치료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또 연세대 관계자는 “지난주 서울대병원 박용현(朴容현) 원장이 당선자 부인 권양숙(權良淑)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져 긴장하고 있으며 우리도 병원뿐 아니라 학교 전체가 모든 연고를 동원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심장내과 정남식(鄭南植) 교수를 밀고 있다는 것. 정 교수는 실력이 뛰어난 데다 친화력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당선자가 30일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모 병원 L원장도 주치의 물망에 오르고 있어 의료계에서는 개원의가 대통령 주치의를 맡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나 술렁이고 있다. 부산대 출신의 L원장은 노 당선자의 변호사 시절부터 막역한 사이로 지난 대선 때에도 적극적으로 후원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치의 선택과 관련해 정해진 절차나 규칙은 없으며 지금까지 대통령이 주위의 조언에 따라 임의로 임명해 왔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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