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한국인 행복지수' 조사]세계인들의 행복지수는?

  • 입력 2003년 1월 28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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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들의 행복지수를 광범위하게 평가한 자료는 없을까? 유엔개발계획(UNDP)의 인간개발지수(HDI)를 흔히들 행복지수라고 부른다. UNDP가 매년 조사해 발표하는 이 지수는 평균수명, 피교육지수, 성인문맹률, 1인당 국민소득 등을 토대로 해서 삶의 질을 숫자로 표시한 것.

2002년 7월에 발표된 인간개발지수를 보면, 노르웨이 국민들이 2년에 걸쳐 전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민으로 손꼽혔다. 상위 10개 국가는 노르웨이에 이어 스웨덴 캐나다 벨기에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일본 핀란드의 순이다. 한국은 세계 173개국 중 27위로 상위그룹에 속해 있다. 인간개발지수로만 평가하자면, 북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들이 행복지수도 높은 셈.

그러나 행복이라는 감정을 이처럼 객관적인 수치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최근 ‘긍정적 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이 각광받고 있는 미국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60여년 동안 우울증 환자가 10배 이상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다. 이 때문에 행복은 미국 심리학에서 중요한 연구 주제의 하나로 손꼽힌다.

미국 심리학회는 경제적 수입과 지적인 능력, 사회적 명성, 거주지의 날씨 등은 개개인의 행복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오히려 행복은 희망, 배우자 사이의 믿음과 사랑, 가족간의 유대감, 우정, 자존심, 종교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또 ‘행복 유전자’가 있어서 타고난 성격이 우울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심리학자들은 행복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미시간대 심리학과의 바바라 프레드릭슨 교수는 “평소 긍정적인 감정을 갖도록 애써라. 긍정적인 감정이야말로 행복을 배우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라고 충고했다.

성별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도 흥미롭다. 영국 심리학자들은 영국 남성들은 섹스와 스포츠 경기에서 이겼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반면, 여성들은 가족과 함께 있을 때, 그리고 다이어트에 성공했을 때 행복감을 만끽한다고 말했다. 또 이성과의 사랑에 빠졌을 때 더 큰 행복을 느끼는 쪽은 의외로 여성보다 남성이라고.

전원경 주간동아기자 winn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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