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폐지더미서 달러 뭉칫돈

  • 입력 2003년 1월 12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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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용지의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수입한 폐지(廢紙) 더미 속에서 달러 뭉칫돈이 쏟아져 나와 제지회사 근로자들이 돈벼락을 맞았다.

신문용지를 주로 생산하는 전북 군산시 구암동 ㈜세풍제지의 폐지 처리 라인에서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10여만 달러(1억2000만원 가량)가 쏟아져 나온 것.

이 돈은 지난해 미국에서 수입해 온 책 신문 등 폐지를 새 종이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약품을 섞어 용해 한뒤 비닐 등 불순물을 걸러 내는 과정에서 특수용지인 지폐가 녹지 않고 그대로 나온 것을 주은 것이다.

지난해 9월 한 근로자가 주로 100달러 지폐로 2만 달러를 주운데 이어 이후에도 1달러에서 100달러까지 지폐가 꾸준히 나와 최근까지 10여명의 근로자들이 주운 돈이 모두 10여만 달러 이르는 것으로 회사측은 추산하고 있다.

요즘도 뭉칫돈은 아니지만 책갈피 속에 끼어 있던 10달러 또는 100달러 지폐가 가끔 나와 근로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처음에 입단속을 했지만 돈을 은행등에서 환전하는 과정에서 출처가 드러나게 됐고 쓰레기 더미에서 돈다발이 쏟아진다는 영화같은 소문이 꼬리를 물고 인근 주민들에게 퍼지자 회사측이 최근 이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회사측은 미국에서 범죄와 관련됐거나 숨겨놨던 돈이 우연히 폐지 더미에 섞여 국내에 들어 온 것이 아닌가 하고 추정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에 폐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미국등에서 폐지를 대량으로 수입해 이를 약품 처리,신문용지를 만들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에서 16만t의 폐지를 수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도 회사 뿐 아니라 직원들 모두 돈벼락이나 실컷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산=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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