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최규선 게이트 연루 LA도피 최성규 前총경 퇴직금 지급 물의

  • 입력 2002년 12월 29일 18시 14분


4월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미국으로 도피,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최성규(崔成奎·52·사진)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총경)이 지난달 자신의 퇴직금을 받아간 사실이 확인됐다.

최 전 과장은 8월27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국내 H택배 해외지점을 이용해 자신의 명의로 된 퇴직금 청구신청서 우편물을 경찰청에 보냈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카운티로 주소가 명기된 우편물은 경찰청 특수수사과 정모 경정 앞으로 보내졌으며 ‘파면자의 경우 퇴직금의 절반만 지급한다’는 공무원 연금법 규정에 따라 지난달 29일 퇴직금의 절반인 9812만원이 지급됐다.

최 전 과장은 4월 수사망이 좁혀오자 홍콩으로 몰래 출국했으며 이로 인해 무단 이탈로 파면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뤄진 검경의 수사는 겨우 우편물상의 주소지에 경찰 주재관을 보내 알아보는 정도에 그쳤다.

신청서를 접수한 택배회사에 대한 탐문수사, 퇴직금 인출 여부, 가족의 미국 출국 여부 등 소재파악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

대통령의 아들까지 구속된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된 최 전 과장은 강남 모 병원에 대한 의약 리베이트 수사무마 대가로 이 병원의 계열 벤처기업 주식 4만주(2000만원 상당)를 받은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며 미국 수사기관에 신병인도 요청까지 해놓은 상태다.

최 전 과장은 4월14일 인천공항을 통해 홍콩으로 출국했으며 인도네시아 등을 거쳐 같은 달 20일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다.

미국 도피 당시 지난해 발급된 10년짜리 상용비자를 소지한 그는 케네디 공항에서 6개월간의 체류허가를 받았으며 정상적으로는 10월18일로 체류기간이 끝나 현재는 불법체류자 신분이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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