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야생 반달곰 첫 공식확인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5시 09분


지리산에 살고 있는 야생 반달가슴곰이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무인카메라에 처음으로 포착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0월초 열감지 센서가 부착된 무인카메라를 이용해 지리산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반달가슴곰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며 촬영한 반달곰의 사진을 17일 공개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00년 11월 지리산에 야생 반달가슴곰이 살고있다는 사실이 방송을 통해 보도된 이후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며 "10월초 찍은 필름을 찾아 이달초 현상한 결과 반달곰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무인카메라가 찍은 필름을 일본 반달가슴공연구소와 서울대학교, 국립환경연구원 등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보내 검증한 결과 야생 반달가슴곰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찍힌 반달가슴곰은 무게가 100∼120㎏인 나이 6∼7세의 다 자란 곰으로 물웅덩이로 샘물을 먹으러 내려왔다가 무인카메라에 포착됐고 털이나 배설물, 나무상처 등 흔적조사 결과 반달곰이 5마리 이상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국립공원에는 개체수는 적지만 반달가슴곰이 꾸준히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국립환경연구원은 9월 전국적으로 적어도 21마리의 야생 반달가슴곰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리산과 △인제, 양구의 매봉산, 한석산 등에는 각 5마리씩이 살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야생 반달가슴곰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통제와 밀렵감시체제를 강화하고 종(種)복원사업으로 근친교배로에 의한 자연도태를 막아 반달가슴곰의 개체군을 유지시킬 예정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01년 9월 지리산 문수골에 새끼 반달가슴곰 3마리를 방사했으나 암컷인 '반순'은 죽고 '장군'과 '반돌' 등 나머지 수컷 2마리는 야생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반달가슴곰은 한국과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서식하며 몸 전체를 검은색 또는 적갈색의 털이 덮고 있지만 가슴에는 흰털이 V자 모양으로 선명하게 나있다. 환경부는 반달가슴곰을 1982년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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