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 99년 40억 사기사건 고위임원 연루 은폐 의혹

  • 입력 2001년 10월 21일 18시 20분


정부출연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99년 융통어음 전문사기단에 걸려 40여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또 이 사기단에 대한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의 보증과정에 손용문(孫鎔文·당시 신보 이사) 전무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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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보 사기피해 임원연루 의혹

신용보증기금 이종성(李鍾晟) 이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자체 사이버감사에서 융통어음을 남발하는 어음보험 사기단 20여명을 적발해 올 9월경 1차로 서울지검에 고발 또는 수사를 의뢰했다”고 21일 밝혔다.

신보의 한 관계자는 “사건을 자체 감사하는 과정에서 ‘주범인 S씨가 관련된 N통상 H수산 H상사 등 수산물 업체들이 보증을 요청하자 손 전무가 선처해 주라는 청탁성 압력을 가했다’는 관련 직원들의 진술을 여럿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신보 노조도 7월 “이번 사건처리에서 책임이 있는 몸통은 빠지고 깃털만 책임지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특별감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경영진에 공식 요구했다.

이 이사장은 “손 전무 연루의혹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아 검찰수사와 관련한 구체적 방침을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하고 “2주 내에 처리방침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씨 등은 수산물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N통상 H수산 등 10여개 업체를 설립한 뒤 융통어음을 진성어음으로 위장, 신보의 대출보증 및 어음보험을 받아 금융기관에서 할인해 착복하는 수법으로 모두 40억원이 넘는 피해를 끼쳤다.

주범으로 지목된 S씨는 이 사건이 검찰에 수사 의뢰되기 전 잠적했다.

감사원도 지난해 말 신보에 대해 특별 감찰을 실시해 어음발행업체인 수산물 도매업체 S사의 실질적인 대표 S씨 등 사기단 일행을 여주지청에 수사 의뢰했다.

본보는 손 전무측에 보증내압 의혹설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21일 오후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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