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장급 군수뇌 인사

  • 입력 2001년 10월 8일 23시 45분


8일 내정 발표된 군 수뇌부 인사에 대해 군 관계자들은 “군내 화합 차원의 지역별, 출신별 안배”라고 풀이하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았다. 예상을 완전히 뒤집은 발탁과 낙마(落馬) 등 ‘파격’이 두드려졌던 탓이었다.

우선 육군참모총장으로 유력시됐던 이남신(李南信) 3군사령관의 합참의장 낙점부터가 그렇다. 호남출신으로 현정권 출범직후 군 핵심요직인 기무사령관을 지낸 데다 3군사령관은 총장으로 가는 가장 유력한 자리였기 때문.

육사 24기 선두주자였던 김인종(金仁鍾) 2군사령관을 낙마시키고 영남출신 동기인 김판규(金判圭) 1군사령관을 육군 수장에 기용한 것은 아무도 점치지 못했던 인사.

이 같은 파격인사는 그동안 유력시됐던 ‘이남신 육군총장’ 구도가 막판 역풍(逆風)으로 무너진 데 따른 것이 아니냐는 시각들이다. 기형적 인사라는 지적이 많았던 터여서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특정지역 편중인사에 대한 세간의 지적을 의식한 정치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듯 하다는 분석.

일각에선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의 ‘줄서기 차단’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 유력한 ‘차기주자’에 대한 군내 추종세력화 풍토를 없애는 한편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로 채웠다는 해석.

서종표(徐鍾杓) 국방대 총장의 대장 승진과 문두식(文(植) 기무사참모장의 기무사령관 승진 발탁은 각각 김 장관과의 개인적 인연이 크게 반영된 인사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서 총장은 평소 김 장관이 든든한 후원자로 알려져 있었고 문 참모장은 김 장관의 고교(광주일고) 후배. 국방대 총장의 군사령관 발탁이나 기무사령관 내부승진은 이례적이다.

홍순호(洪淳昊) 국방정보본부장의 경우 갑종 출신인 조영길(曺永吉) 합참의장의 ‘공백’을 메울 비육사 출신에 대한 배려로 보인다. 역대 ROTC 출신 대장은 박세환(朴世煥) 한나라당의원과 김진호(金辰浩) 전 합참의장 등 2명으로 모두 고려대 출신.

김종환(金鍾煥) 국방정책보좌관의 대장 승진과 이철우(李哲雨)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의 해병대사령관 기용은 무난한 성품으로 화합을 강조해온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다.

◇이남신 합참의장

전형적인 야전통. 전두환정권 후반 고명승(高明昇) 장군 이후 호남 출신으론 처음으로 기무사령관을 지냈다. 다부진 인상의 무골형이지만 시골 아저씨처럼 소탈하고 잔정도 많다. 상사에게도 할 말은 하는 소신파. 우락부락한 인상 탓에 별명이 ‘산도적’.

△전북 익산(57) △전주고 △육사23기 △1군 인사처장 △7사단장 △제병지휘관 △8군단장 △기무사령관 △3군사령관

◇김판규 육군총장

현 정권 첫 영남출신 육군참모총장으로 예상외의 발탁이라는 평가. 전술지식에 해박하며 기동전 교리에 능하다. 지휘관 시절 부대내 구타행위 부조리 교육부실 안전불감증 근절 등 ‘4금(禁)’을 정착시켰다. 친근감을 주지만 다소 강단이 부족하다는 지적.

△경남 마산(58) △경남고 △육사24기 △55사단장 △육군대학 총장 △6군단장 △항공작전사령관 △1군사령관

◇이철우 해병사령관

해병대 주요 지휘관 및 작전분야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작전통. 친화력이 있어 상하 신망이 두텁다는 평. 한번 일을 시작하면 반드시 결실을 보는 추진력도 겸비.

△경기 양주(55) △대광고 △해사 23기 △제주방어사령관 △해병1사단장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

◇김종환 1군사령관

현역 가운데 유일하게 전 제대의 작전분야 직위를 모두 거친 작전통. 국방부 정책보좌관을 지내 한미 및 대북관계에도 밝다. 호탕한 성격에 대인관계가 원만하며 업무 추진력도 돋보이지만 치밀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

△강원 원주(55) △대성고 △육사25기 △7사단장 △5군단장 △국방부 정책보좌관

◇홍순호 2군사령관

서울대 출신으로 처음 대장에 오른 정보통. 대북 군사정보를 오래 맡았다. 준장, 소장 진급에선 거의 막차를 탔으나 이후 진급에선 학군 배려 덕을 봤다.

△충남 아산(58) △서울대 철학과 △학군 4기 △서울대 학군단장 △국방정보본부 북한부장 △수도군단장 △국방정보본부장

◇서종표 3군사령관

육사 출신 중 포병으로는 처음 대장에 올랐다. 야전군 중 가장 중요한 3군사령관에 발탁된 것은 지역을 고려한 것이라는 평. 위아래를 두루 잘 챙기고 오지랖이 넓기로 유명하다.

△전남 여천(56) △서울공고 △육사25기 △육본 검열과장 △25사단장 △육본 감찰감 △6군단장 △국방대 총장

◇문두식 기무사령관

22년간 기무사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기무맨’. 전문성과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아 내부 승진됐다. 주미 무관을 지내 영어 실력이 수준급.

△전남 화순(54) △광주일고 △육사27기 △육사훈육관 △기무사 1, 2처장 △국방부 기무부대장 △기무사 참모장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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