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연구위원은 20일 발표한 ‘건강보험 재정위기 진단과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4월 이후 네 차례의 의보수가 인상에 따라 3조7245억원의 급여 증가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증가분을 건강보험 가입자 수(4589만명)로 나누면 1인당 8만1161원의 추가 부담금이 발생한 셈이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수가 인상에 따른 재정 증가분이 2조6828억원가량 될 것으로 추정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사연의 연구에는 의약분업 도입시 외래환자가 늘어나 생긴 급여 증가분과 환자 본인부담금 조정에 의한 증가분이 포함되어 있다”며 “이를 빼면 정부의 추정치와 큰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보고서는 “수가 인상 외에도 의약분업 실시에 따른 내원 일수 증가로 올해 8153억원의 추가 급여가 발생하는 등 지난해보다 총 4조5398억원의 비용이 더 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의약분업 시행과정에서 정부가 집단행동에 밀려 면밀한 검토 없이 수가를 올리고 △의사들이 처방일수를 늘려 수입을 증대시킨 것을 재정 위기의 주 원인으로 지적했다.
최 연구위원은 “종전에 환자가 직접 부담했던 약값의 일부를 보험에서 부담한다는 점에서 의보 재정의 고갈은 불가피하고 그동안 억제되어 왔던 수가를 현실화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표:2000년 대비 2001년 의보재정 증가 분석(단위:원)
2000년 실제 급여
9조321억
병원 파업이 없었을 경우 2000년 추정 급여①
9조3051억
네차례 수가 인상에 따른 급여 증가②
2000.4월
4587억
3조7245억
2000.7월(의약분업 도입)
1조7411억
2000.9월
5391억
2001.1월
9856억
내원 일수 증가에 따른 급여 증가③
8153억
2001년 추정 급여(①+②+③)
13조8449억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