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37% "영화본 적 없다"

  • 입력 2001년 3월 16일 18시 39분


세계적인 맹인가수 스티비 원더를 만들어내는 미국과 한국의 사회적 풍토의 차이는 무엇일까.

한국의 장애인은 문화의 사각지대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각장애인은 음악회에 갈 수 없고 시각장애인은 영화를 볼 수 없다. 지체장애인은 거리로 나서면 온통 걸림돌투성이다. 장애인의 열악한 경제사정도 문화예술을 누리기 힘들게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00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장애인은 약 145만명. 그러나 이는 공식 수치이고 비공식으로 추정되는 장애인 인구는 450만명이다.

16일 사단법인 장애인문화예술진흥개발원(이사장 이철용·李喆鎔)이 연 ‘장애인 문화복지 정책개발을 위한 토론회’에서 장애인들이 문화와 예술을 향유할 방안에 대한 모색이 이뤄졌다.

이성재(李聖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사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조사결과 태어나서 영화를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장애인이 무려 37.2%였다”면서 “장애인 문화권을 확보하기 위해 장애인들에 대한 문화상품권 보급, 문화시설 내 편의시설 개선, 장애인 문화 1% 나누기 운동, 홈페이지 운영을 통한 정보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명섭(金明燮·한국장애인부모회 회장)민주당 의원은 “장애인 중 67.8%가 월 평균 5회 이하의 외출을 하고 있다”면서 장애인이 쉽게 외출하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덕경 서원대 무용학과 교수는 “공연자들도 장애인들이 올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으며 소아마비 가수 박유하씨는 “장애인 스스로 예술가로 성장하게끔 지원하는 풍토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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