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출고 국산車 3종, 美기준 정면충돌시험 통과

  • 입력 1999년 12월 22일 19시 00분


올해 출고된 국내 준중형승용차에 대한 안정성 평가 결과 현대 아반떼, 대우 누비라Ⅱ, 기아 세피아Ⅱ 순으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교통부는 22일 국내 처음으로 미국 교통부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수준에 맞춰 시속 56㎞로 콘크리트벽에 정면충돌시키는 시험을 한 결과 이같이 평가됐다고 밝혔다.

시속 56㎞의 속도로 콘크리트벽에 정면충돌했을 때 머리나 흉부중 한곳에 중상 이상의 상해를 입을 가능성은 운전자석의 경우 △아반떼 11.3%(별4개) △누비라Ⅱ 13.9%(별4개) △세피아Ⅱ 24.1%(별3개)로 나타났다.

세종류의 차량은 △충돌시 문이 열리지 않고 △충돌후엔 손의 힘만으로도 문이 열리고 △충돌후 연료가 누출되지 않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시험결과는 97년 미국 NHTSA조사에서 현대 엘란트라(국내 구형 아반떼에 해당)가 운전자석 조수석 모두 별3개, 기아 세피아가 운전자석 조수석 모두 별4개를 받은 것과는 큰 차이가 나지만 시험차종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건교부의 이번 평가는 정면충돌시험만 한 것이어서 측면충돌시험도 병행하고 있는 미국식 기준에 의해 안정성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97년 미국 NHTSA의 측면충돌시험 결과 기아 세피아는 운전자석 별2개, 조수석 별1개의 평가를 받았으며 현대 쏘나타도 운전자석 별1개, 조수석 별2개를 받는데 그쳤다. 당시 현대 엘란트라는 평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특히 유럽에서는 정면의 40%만을 충돌시켜 운전자석이나 조수석 한쪽에 집중되는 손상을 측정하는 오프셋충돌시험도 병행하고 있다.

또 이번 시험은 미국처럼 운전자석과 조수석에 모두 에어백을 장착한 채 실시해 에어백 장착차량이 많지 않은 국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김종희(金鍾熙)건교부 육상교통국장은 “안정성이 입증된 에어백이 나오는 대로 국내에서도 에어백 설치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이며 그때까지는 에어백을 장착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시험도 병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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